in monologue

떠날 때의 미련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3. 3. 13:49

떠날 때의 미련.

떠날 때가 되면 괜히 있던 자리가 더 이뻐 보인다. 그 동안 맘껏 즐기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이젠 일부러 큰맘 먹지 않는다면 다시는 보지 못할 곳이란 걸 잘 알기에 요즘 내 마음 속에는 괜히 심술 반 애잔함 반 정도의 감정이 인다.

오늘은 특히 차를 타고 오면서 조그만 동네 식당들이 눈에 밟혔다. 아담한 동네라 식당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3년 정도 사는 동안 아직 한 번도 안 가본 곳이 더 많았다. 앞으로 남은 일주일 간 가보지 않는다면, 저 집이 맛집으로 소문나지 않는 한 평생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장소가 될 것이다. 지역 주민만이 아는 지역 식당들. 그런 곳들을 좀 더 가봤어야 했는데, 하는 미련이 남는다.

불현듯, 난 현재를 잘 누리고 있는지, 아직도 미래를 위한 땔감 정도로 여기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돌이켜본다. 꼭 떠날 즈음에야 과거를 돌아보는 나의 미련함에 한 숨을 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