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점검

가난한선비/과학자 2020. 8. 30. 11:23

점검.

우리는 누구나 누군가에게 불편한 존재이지만, 자신을 불편해 하는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게 될 때 느끼는 씁쓸함은 다시금 자신의 말과 행동을 뒤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비록 주눅 들고 패배한 것만 같은 기분을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고마운 존재이기도 한데, 자신을 고마워하는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게 될 때 느껴지는 감동도 자신의 말과 행동을 점검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때의 기분은 수치나 죄책 혹은 패배주의가 아니라 감사와 기쁨이다. 인정 받은 것만 같아 마음이 고양되기도 한다.

두 가지 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순간이다. 어느 것을 하나 선택할 수도 없지만, 어느 것 하나 버릴 것도 없다. 다만, 너무 진지하게 마음에 담아두거나 너무 가볍게 여기고 지나치지 않길 나 자신에게 바랄 뿐이다. 앞으로 그 사람과의 관계가 예전과 같진 않겠지만, 이 또한 나의 한계이고 과정이리라 생각한다. 부디 평안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