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faith

양 한마리 잃어버리지 않기

가난한선비/과학자 2014. 3. 8. 00:14

어느날 사무엘 선지자는 이새에게로 찾아간다. 사울을 버리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하나님께서 다음 왕이 될 사람에게 기름을 붓기 위해 사무엘을 베들레헴으로 보내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벌써 잘 안다. 다윗 왕이 이스라엘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역사적인 왕이었는지, 하나님이 얼마나 다윗을 통해 기뻐하셨는지, 그리고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도 다윗의 혈통에서 태어나게 하셨다는 것까지도 말이다.

 

그런데 정작 다윗은, 하나님이 이미 선택해 놓으신 차기 왕이었고 그래서 기름을 붓는 의식을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하게 하실 그 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몰랐다. 다윗이 그 때 하고 있었던 건 바로 '양 한마리도 잃어버리지 않기'였다.

 

양 한마리 잃어버리지 않기. 전혀 왕과는 상관이 없는 일이다. 다윗은 그렇게 양을 치는 목동으로 있었을 때에 '지금은 비록 목동으로 있지만, 하나님이 나중에 저를 높여 왕이 되게 하실 줄 믿습니다.' 라든지, 큰 꿈과 비전을 가지면 나중에 크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꿈은 나중에 커서 왕이 되는 거야' 와 같은 단 한 번의 왕과 관련된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성경에는 그런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요셉하고는 달랐다. 요셉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나중에 애굽 총리가 되는 징조인 두 번의 꿈을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기 전에 꾸게 되지만, 다윗은 전혀 그런 조짐이 없었다. 그냥 그저 아버지가 시킨 양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다윗은 목동으로 있으면서 얼마나 손의 공교함을 길렀는지 모른다. 달려가는 사자를 때려 맞출 정도의 돌 던지는 실력과 비록 힘은 사자와 곰보다 약했겠지만 사자와 곰과 직접 일대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양 한마리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 날도 그랬다. 일곱명의 형들은 아버지 주위에서 느닷없이 찾아온 사무엘 선지자와 직접 대면할 수 있었지만, 다윗은 그 순간에도 밖에서 양을 치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다윗을 데리고 오게 되고 영문도 모른체 다윗은 머리에 기름 부음을 일방적으로 받게 된다. 그것도 그 당시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에게 기름을 부었던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말이다.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작아 보이는 일이 바로 양을 치는 일이다. 양을 치는 일을 맡았다면 맡은 양을 최선을 다해 잘 지키고 돌보면 된다. 그 최선을 다하는 형태가 바로 '양 한마리도 잃어버리지 않기' 인 것이다. 이를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도 내고 그것을 테스트도 해보고 무단히 연습도 하고, 또 양을 물어 가는 사나운 짐승들과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어떻게 처리할지 해결책을 강구하며 힘도 기르고 머리를 쓸 줄도 알아야 한다. (자칫 이런 것들을 인본주의라고 생각해서 기피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순종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아버지를 통해 시킨 일, 즉 양을 치는 일을 맡았다면 그것을 최선을 다해 사수해야 한다. 하나님이 시키신 일을 나의 진심을 다해 올인하는 건 거룩한 순종이지 절대 인본주의가 아니다.)

 

양 치는 일이 하나님이 나에게 맡겨주신 일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그 일은 더이상 가치없는 사사로운 일이 아니다. 거기서 자칫 스스로 좀 똑똑하다 싶은 엘리트들은 이런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난 이런 일을 하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 이런 단순노동과 누구나 할 수 있는 이런 하찮은 일을 하려고 내가 지금까지 힘들게 노력해 왔던 게 아니잖아' 하는 생각을 하며 결국 스스로 노력한 만큼 그 댓가를 바라는, 진짜 하찮은, 그리고 수없이 이 세상에 많아 뒹굴어 다니고 있는 엘리트 중에 하나가 그 순간 되고야 마는 것이다. 

 

양을 치는 일을 맡았다면 양 한마리도 잃어버리지 않도록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서 양을 치자. 행여나 양을 치는 목동을 하고 나면 나중에 '승진'이 주어진다고 해도 그런 것 때문에 양을 쳐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그 순간 그 양치는 일은 하나님이 시키신 일에 순종하는 게 아니라 자기의 동기에 의해 드라이브되는 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건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 특히 엘리트들, 일을 진행해 나가는 원리에 불과하다. 우리 하나님 자녀들은 일을 할 때, 하나님이 시키셨다는 거룩한 이유가 사라져 버린다면 그 순간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과 다를 바 없게 되고 어쩌면 그들보다 더 힘들게 고생하게 된다.

 

하나님 자녀로서 지금 현재 자기가 위치한 상황과 환경에서 전도와 선교에 방향 맞추는 것은 다름 아닌 '양 한마리 잃어버리지 않기'이다. 그거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