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나에서 타자로 방향 전환

가난한선비/과학자 2022. 8. 20. 11:25

나에서 타자로 방향 전환

어제는 무명작가인 내게 선뜻 책 출간 제의를 하셨던 출판사 대표님과의 만남이 있었다. 만약 이 책이 출간되면 나의 세 번째 저서가 탄생하게 된다. 서울에서 편도 약 세 시간의 운전을 하시면서 나를 만나러 와주신 은혜에 나는 감사함과 함께 황송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겨우 할 수 있는 건 맛있는 점심을 대접해드리는 것밖엔 없었다. 최근에 유린기에 맛을 들였던 터라 근처 잘 하는 곳에 가서 우린 맛있는 시간을 가졌다.

어제의 짧은 만남이 내겐 글쓰기에서 하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때론 책에서 배우지 못하는 지혜와 통찰을 우연한 만남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나 할까. 특히 의사와 환자의 비유는 나의 제한된 글쓰기 스타일에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 같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전율이 돋았다. 나를 향한 글에서 타자를 향한 글로 나아가는 발판이랄까, 하소연이나 넋두리를 넘어 개별적인 이야기에서 보편적인 공감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글로 발전하는 시작점이랄까, 일기에서 에세이로 진화하는 티핑포인트라고 할까. 막연했던 책의 컨셉이 손에 잡히게 됨은 물론 내 글쓰기의 단점/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내겐 책 출간과 상관없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부족한 날 믿어보기로 작정하신 출판사 대표님께 마음 담아 감사를 전한다. 최선을 다해 써보리라. 그러나 다 쓰고도 부족하다면 책 출간을 기꺼이 마다하리라. 그래도 나의 글쓰기는 한층 진화해 있을 테니. 그것만으로 만족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