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죄의 진화

가난한선비/과학자 2016. 10. 26. 04:14

죄는 진화한다. 친동생을 돌로 쳐서 죽였던 인류 최초의 살인자인 가인조차도 자신의 주업인 농사일을 할 때엔 직접 땀을 흘렸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며 우리 인간은 남의 얼굴에 땀을 흘려 밥 벌어 먹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존재로까지 진화했다. 자기 힘을 사용할 수 있고 그러는 것이 훨씬 쉬울 때조차도 그렇다. 자기 얼굴에 땀 흘려서 합당한 보상을 받는 것은 아주 어리석고 능력 없는 자들이나 하는 저급한 행위로 치부되어지고 있고, 반대로 남의 얼굴에 땀을 흘리게 하여 자신의 손 안에 더 많은 이득을 챙길 줄 아는 것이 진짜 능력이고, 그렇게 하는 자들이 성공 모델로 추앙되며, 심지어는 그들이 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자기 계발서를 사서 읽고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어하는 추앙자들까지 생기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시대다. 정직한 성실은 동정의 대상이 되어 버렸고, "똑똑한 불성실"이 그나마 이 시대에 통하는 성실의 표준이 되어 버렸다.


남 등쳐먹는다는 말이 나쁘다고는 누구나 인정하지만, 남 등쳐먹지 않고 지도자급에 오른 자들의 수가 점점 줄어가는 이 시대. 어느 정도의 "법 안의 불법", "정의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불의"를 수용하지 않고서는 웬만한 위치까지는 아무런 배경 없이 실력만으로는 절대 못 올라가는 이 시대. 불의하지 않기 위해 그 유혹을 용감하게 뿌리쳐 내고 난 후에 그 정의로운 사람이 주위 사람들로부터 고작 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는 고지식하고 유두리가 없다는 비난 아닌 비난. 선이 무엇인지 알고 윤리가 무엇인지 알고 정의가 무엇인지 알면 뭐하는가? 더 이상 그런 지식은 개 밥그릇에 담긴 뼈에 붙은 차가운 고기 덩어리와 다를 게 없다. 본의 아니게 이중적인 삶을 살아야만 하고, 부조리에 익숙해지는 것이 인생을 원만하게 사는 지혜로 칭송 받는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자녀들에게 물려 주어야만 하는 숙명에 우리 인간은 처해 있다. 다시는 재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불의를 행하여 성공의 자리에 오른 자들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자신이 부당하게 취한 이득을 고대로 흘려 보내는 거다. 자기 딴엔 자기가 가장 시대를 잘 진단하고 분석하여 가장 지혜롭게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나는 하나님나라의 복음만이 인간 실존의 근원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뒤집혀진 이 세상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정직한 성실이 당연히 바른 기준이 되고 불의를 제안하는 자가 더 이상 어색하여 정의를 행할 수 밖에 없는 나라. 꼼수를 감추기 위해 더 이상 법망을 피한 법 안의 불법을 만들기 위하여 머리를 쥐어 짜낼 필요가 없는 나라. 하나님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