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추천사 -2: 등장인물들의 한마디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추천사 -2: 등장인물들의 한마디
어제 포스팅에 이어 나머지 추천사들을 소개합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이 추천사들은 본문 뒤에 실립니다. 등장인물들이라서요. 한 번씩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재미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모르시는 분들은 책이 연휴 뒤에 출간되니 그때 꼭 본문을 읽고 다시 읽어보셔요~ 마지막 추천사는 이 책의 주인공인 민수의 글입니다. 마치 교신저자 같은 느낌이군요 ㅋ
1.
김영웅! 본인 이름이 독특하다고 놀림을 받을 때면 “우리 과엔 ‘최고봉’도 있다.”라는 한마디로 순식간에 잠재울 수 있었던 건 다 친구 잘 둔 복이죠. 그러니 자주 찾아와 맛난 거라도 사 줘야 하는데, 이젠 책까지 써서 제 실명을 들이밀다니… 저를 빛내 주려는 건지, 망신 주려는 건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책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과학자의 고생담인데도 어쩐지 폭소가 터집니다. 시험 전날까지 늘어져 있다가도 새벽에 홀로 번쩍 일어나 공부하던 영웅이의 모습, 밤마다 치킨 한 마리를 시키면 꼭 한 마리 반이 되어 돌아오던 기숙사의 전설, 그리고 이름만 불러도 웃음이 터지던 우리의 순수했던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김영웅은 원래도 장난기 많은 친구였지만, 동시에 언제나 묘하게 성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그 기질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진지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쓰면서도, 독자를 웃기지 않고는 못 배기거든요. 그래서 저는 읽는 내내 “아, 이놈 여전하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은 교양서도, 학술서도 아닙니다. 그냥 영웅이가 과거의 우리를 끌어다 독자들까지 웃기고 감동시키는 책입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조심하세요. 가끔은 너무 웃겨서, 지하철에서 혼자 킥킥대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 이름을 괜히 끼워 넣어 민망하긴 하지만, 읽다 보면 배꼽은 ‘크리스퍼-카스9’로 잘려 나가고, 표현형은 ‘웃음 대폭발’로 발현됩니다! 녹아웃 당한 배꼽 대신, 최고봉 드림.
- 최고봉, 비손메디칼 연구소장 (최고봉)
2.
이 책의 에피소드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깊이 공감한 1인입니다. 1990년대 중후반, 순수과학에 몸담고자 하는 꿈을 꿨던… 그러나 아직도 미성숙한 부분이 많았던 그때의 나, 그리고 그 시절의 공간과 그 아이들을 다시 소환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은 냉철한 이성과 논리로 이뤄지더라도, 그 안에는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새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예비 과학자들의 <프렌즈> 같은 시트콤을 읽을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 정지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강사 (주연)
3.
어릴 적, 성공한 과학자들의 무용담을 읽으면서 과학도의 꿈을 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난 수십 년간 실제로 과학자의 길을 걸어 보니, 어쩌면 성공한 과학자들의 기존 이야기들은 많은 것이 생략되고 각색되어 있던 게 아닐까 싶었어요.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에서는 제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 찬란한 성공담과는 다른 결을 지닌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름 없는 청년 과학도들이 대학원에서 겪는 생생하고도 현실적인 순간들, 과학이 무엇인지 몰랐던 시절의 막연한 환상, 연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찾아오는 깊은 좌절과 분노, 사랑하는 벗들과 함께 고민하고 배우던 날들의 낭만, 배우는 자와 가르치는 자 사이에 흐르는 묘한 긴장감 등이 제가 실제로 겪었던 것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솔하게 쌓여 가는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들이야말로 다음 세대의 과학도를 꿈꾸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 윤기준,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 (수준)
4.
대학원 원서를 접수하러 갔던 늦가을의 캠퍼스 풍경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이 더욱 깊어 가고, 기분 좋을 만큼의 찬 공기가 얼굴을 스치던 늦은 오후. 고개를 제법 들어야 끝을 볼 수 있었던 길고 완만한 계단, 그리고 계단 양 끝으로 이어지는 연구실 건물들. 목적지와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던 창문 너머 연구실의 느릿느릿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대학원생들.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쓱쓱 부드러운 바퀴 소리를 내며 지그재그로 계단을 내려와 캠퍼스로 스며드는 학생의 모습. ‘대학의 낭만이란 이런 걸까? 꼭 이곳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고 싶다.’ 그 순간의 설렘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낭만으로 가득 차 보였던 그곳의 생활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실험의 대부분은 실패와 좌절이었고, 그 끝에 아주 가끔 찾아오는 성취의 기쁨이 있었습니다. 그 달콤함에 기꺼이 실패할 각오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것이 이공계 대학원생의 필수 덕목인 ‘열정’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했던 시간.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지만 소중했던 시절. 그 시절의 기쁨과 좌절, 열정과 미숙함을 공유할 수 있었던 선후배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시절의 추억을 살포시 꺼내 주고, 기록까지 해 주신 김영웅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 김남식, 충남대학교 생물과학과 교수 (남순)
5.
이 책은 생명과학을 전공한 저자가 대학 시절과 대학원 과정을 거치며 겪은 경험을 회고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1990년대 후반 포항의 한 공과대학 기숙사에서 시작됩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던 저자가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며 겪었던 일화들이 유머와 따뜻함 속에 펼쳐집니다. 새벽 실험실에서의 긴장감, 야식으로 함께 나누었던 치킨 한 마리 반의 추억, 끊임없는 과제와 시험, 그리고 군 복무와 복학까지 이어지는 청춘의 기록이 생생히 담겨 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는 클로닝, 녹아웃 마우스 실험, 논문 작성 등 본격적인 연구자의 여정이 펼쳐집니다. 연구의 성취와 좌절, 해외 연수와 학회 참가, 사랑과 결혼, 동료들과의 우정이 얽히며 ‘과학자의 삶’이 단순한 학문적 성취가 아닌 인간적인 성장의 과정임을 보여 줍니다. 이 책은 과학자를 ‘평생 훈련생’으로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 그리면서도, 그 여정 속에서 발견한 열정과 낭만, 그리고 동료애를 담담히 전합니다. 결국 이는 한 세대 과학자의 대학원 시절을 그려 낸 성장기이자, 과학자의 삶을 조금 더 가깝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회고록입니다.
- 정현우, 독일 막스플랑크 분자생의학연구소 종신연구원 (형우)
6.
어쩌면 기억 속에서 영영 사라질 뻔했던 친구들과 선후배, 동료들의 이야기를 다시 불러내 준 김영웅 작가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의 놀라운 기억력과 세심한 관찰력,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었던 대학원 생활의 순간들을 의미 있게 담아내는 능력에 감탄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모습들이 생생히 되살아났고, 함께했던 경험들을 다시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좌충우돌하며 보냈던 그때의 경험들이 결국 지금의 저를 지탱하는 든든한 토대가 되었음을 새삼 느낍니다. 이 책은 단지 우리만의 특별한 경험담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생명과학을 전공한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숙한 상황과 감정들이 담겨 있으며, 비슷한 시기를 지나온 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 줄 것입니다. 나아가 대학원 생활의 현실적인 고민과 전망,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대학원 시절은 열정과 도전, 좌절과 성취가 공존하는 특별한 시기입니다. 이 책은 그 속에서 희망과 열정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이끌어 나갈 힘을 되찾게 해 줍니다. 따라서 생명과학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학부생은 물론, 연구자의 삶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에게도 큰 울림과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 권민철, LG화학 생명과학본부 신약연구소 연구위원 (시철)
7.
요즘 과학계는 의대 선호 현상과 인구 절벽 때문에 인재가 부족하다는 걱정이 많습니다. 나라의 미래와 존립에 과학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는데, 정작 많은 사람이 과학을 힘들고 고된 길, 보상 없는 길로만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 책은 그런 시절 속에서도 과학의 꿈을 품었던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보장된 미래 하나 없이, 한적한 시골 캠퍼스의 구석진 연구실에서, 오직 열정만으로 소중한 이십 대를 살아내던 모습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습니다. IMF의 여파로 수많은 이공계 인재들이 등을 돌리던 때에도, 이 이야기 속 청년들은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하루하루 과학자의 길을 걸어갑니다. 도전이란 사실 이렇게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특별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친구들과 함께 공감하며 이어 가는 그 길이 결국은 꿈으로 이어집니다.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은 그런 믿음과 열정을 보여 주는 이야기이자,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입니다.
- 구본경,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단장 (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