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삶은 달걀 까기

가난한선비/과학자 2025. 12. 11. 10:48

 

삶은 달걀 까기

아침마다 삶은 달걀 두 개를 먹는 게 언젠가부터 루틴이 되었다. 매일 아침 찬물에 몇 분 담가둔 달걀 껍질을 까면서 든 반복된 생각이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비법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진리도 개별적인 상황에서 몸으로 직접 확인하게 될 때 느끼는 쾌감은 또 다르지 않은가. 그 비법은 바로 삶은 달걀 껍질을 잘 까기 위한 것인데, 딱딱한 겉껍질과 하얗게 익은 달걀흰자 사이에 존재하는 얇은 막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 이 뻔한 진리를 나는 자주 놓치고 실패한다.  

사실 어제도 나는 반숙으로 익힌 달걀을 까다가 절반을 날려 먹었다. 노란 반액체는 내 손으로 흘러나왔고, 껍질에 붙어있는 조각들은 버리기 아까워 그것을 손에 들고 핥아먹듯 뜯어먹었다. 그놈의 막이 잘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 이런 처량함이라니. 

오늘은 어제와 달리 기분 좋게 집을 나섰다. 삶은 달걀 두 개 모두 아주 성공적으로, 아주 예쁘게, 티 하나 나지 않고 하얗고 보드라운 속살을 드러냈고, 나는 그것들을 사랑스럽게 손가락으로 만지면서, 그리고 아까워하면서 한입에 쏙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들에서 작은 성공을 해내는 것. 하루를 다르게 만드는 것 비결이 아닐까. 소소한 기쁨, 달걀 두 개로 인해 얻은 행복. 그래, 나는 잘 살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