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왜 숨길까?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3. 28. 05:31

숨기는 건 보통 남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할 때 하는 행위다. 숨기는 '것'의 가치와는 별개의 문제다. 이유야 어쨌든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거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유는 그렇게 까다롭지도 않다. 순수하게 창피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신의 가치와 사상을 오히려 더 드러내기 위한 의도적인 방편일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그 숨김의 의도가 뚜렷하지 않을 때가 많다. 범죄의 경우도 이에 해당되는데, 그 숨김은 은폐만이 아니라 위장의 의미도 있다. 숨기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마치 고결한 듯, 마치 전혀 범인이 아닌 듯, 숨기고 속이는 거다. 어쩌면 숨기는 자가 숨기면서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의 가치와 사상이 실제론 자신의 상처로 인한 일종의 반사작용으로 인해 오히려 반대로 드러날 수도 있다.


특히나 대부분 사람들에게 당연시되는 부분을 유별나게 숨기면서 대하는 경우, 개인적으론 일단 그 사람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좋은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법인데, 숨기고 위장한 '좋은? (but 가짜)' 모습으로 과연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설사 맺는다 할지라도 유지할 수 있을까. 난 무척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