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쫓김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8. 4. 02:15
언제나 바쁘게 움직여야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멈추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멈춤은 곧 죽음을 뜻하는 것 같았다.
절대 멈추면 안되는 사람이 있다. 쫓기는 자다. 쫓기는 자는 멈추면 잡힌다. 잡히면 죽는다.
많은 것을 놓치면서도, 숨이 목구멍까지 찰 정도로 바빠야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어쩌면 그건 무언가에 쫓기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노예근성처럼, 노예에서 해방되기를 포기한채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고 그저 다른 노예들과의 피튀기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리고 그깟 승리에 살아있음을 느끼는.
아니다. 먼저 매트릭스에서 나와야한다. 멈추면 터지는 폭탄을 안고 1등으로 달린다한들, 그것으로 기뻐할 자는 그 매트릭스를 만들고 유지하는 자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