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낯선 익숙함에서 낯익은 익숙함으로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8. 4. 02:46

2017년 6월 23일 금요일.


아내가 온다. 3년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다. 정확히 3년 전 6월, 미국 대륙의 동쪽 끝인 보스턴에서 시작된 우리들의 이별은 오늘 여기, 따뜻한 서쪽 끝인 엘에이에서 비로소 끝이 난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이렇게도 커다란 축복인 줄 몰랐다. 그러나 난 오늘 발견할 테다. 마침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의 끝엔 행복이 있음을. 난, 아니 우린 드디어 소망의 결실을 누린다.


2017년 6월 24일 토요일.


2 + 1이 3임을 피부로 느낀다. 3년은 2 + 1 역시 나름 익숙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낯설지만 우린 각자 익숙해질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익숙해졌었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길의 끝에서 난 두 익숙함의 교차가 일어남을 본다. 그러나 정반대였던 3년 전보단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을 확신한다. 낯익은 익숙함은 낯선 익숙함보다 강한 중력을 가진다. 나그네의 삶에서 마주친 익숙함의 미학을 만끽하며 이렇게 셋이 함께 맞이한 첫째 날이 지나간다. 오늘도 써니다.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오늘은 그리 뜨겁지가 않다. 딱 좋다 (ju~~st right!).^^


우리 셋, 정말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