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단조로운 하루가 또 지나간다. 오늘도 성실히 살았는지, 오늘도 습관처럼 행복을 미래에만 놓아두고 '곧 끝날 불행' 가운데 살아왔던 건 아닌지 나에게 묻는다. 매일 자고 나면 내일일 것 같지만, 그 내일은 돌연 현재가 되어버리고, 행복은 또다시 내일로 달음박질친다는 사실을 난 이미 알고 있다. 영원히 잡을 수 없는 내일. 그렇다.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결국 난 항상 불행한 것이다.
이십 대 시절에 불타던 그 순박한 열정도 이젠 재만 남아버렸고, 삼십 대 때 나 자신을 속일 정도로 강하게 스스로의 능력을 의지하여 미래의 행복을 붙잡으려 애쓰던 치열함도 수그러들었다. 마흔이 되니 이상하게도 철학자가 되어 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내 과거를 곱씹고 의미를 부여하고 뭔가를 찾고 있다. 그런다고 인생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그래도 해답은 아니더라도 오늘과 내일을 위한 힌트라도 찾고 싶어서 그런 거라 애써 위로해 본다. 프레드릭 뷰크너가 말했듯, 난 하나님은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통해서 말씀하신다고 믿는다. 과거에 내게 말씀하셨던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지금 말씀하시고 또 앞으로 말씀하실 것을 과연 내가 알아챌 수 있을까?
정말 즐거운 인생인 것 같다가도 갑자기 우울해진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무대에 남겨진 기분이 이런 걸까? 화려함은 관객과 조명과 함께 이미 사라져 버렸고, 남은 건 텅 빈 무대, 그리고 나. 분노하다가도 돌연 인생을 관통한 신선이 된다. 무한 반복되는 이 사이클. 100% 믿음이었다가도 어느새 합리화라는 불순물을 스스로 발견한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 어느 것이 가짜인지 묘연하기만 하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 난 무엇을 따르고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걸까? 난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과연 바른 길로 가고는 있는 걸까?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