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동
상처가 깊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요즘 예민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 미동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이 아니다. 점점 짙어진다. 젠장!
질투와 시기를 고급스럽게, 나아가 그것이 질투와 시기가 전혀 아닌 것처럼 만드는 방법은 다름 아닌 정치다. 여론 몰이다. 마녀 사냥이다. 그들의 옷은 화려하다. 함박웃음꽃이 피어나고 무슨 일을 해도 중요한 일을 한 것처럼 포장된다. 그들이 하는 일은 곧 법이 된다. 마녀로 지목된 사람은 과연 그들에게 동조를 할 것인가, 아니면 독자노선으로 굳히기를 할 것인가? 후자라면 과연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현상이 피라미드 꼭대기를 섭렵하기 전까지는 언제나 물밑 작업이 있는 법이다. 그들은 엄청난 아드레날린을 소비하며 굉장한 팀웍을 이룬 뒤 마지막에는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포섭한다. 이미 여론이 되어 있고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으며 단 한 사람만 빼고는 모두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도 웬만해선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전체 피라미드를 먹어치우는 것은 결국 시간 문제다.
예상했지만 또 다시 이런 상황에 노출된다고 생각하니 지레 겁이 난다. 두렵다. 평상시에 그들과 돈독하게 잘 지냈으면 좋았을 것 아니냐는 질문이 끝도 없이 나를 괴롭게 하지만, 글쎄… 오히려 그들과 그저 그런 원만한 관계만을 유지했었다는 게 잘했다고 안심이 되는 건 또 뭘까? 평이한 상황에서 인간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살아가다가 만나는 극대와 극소점에서 (굳이 최대, 최소일 필요는 없다) 인간은 본색을 드러낸다. 자기중심적인 인간의 본질을 고려할 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만 있다면, 일시적이라도 생각만 같다면, 언제든지 동지가 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면서도 언제 등에 칼 꽂힐까 두려워 같은 팀 안에서도 서로를 경계하는 어리석인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왜 하필 내 손에서 이런 좋은 것들이 발견되어지고 만들어지는 걸까? 난 이런 게 너무 싫어서 원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앞으로 더욱 진화될 이런 상황에서 과연 하나님백성으로서 거룩함을 나타내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여호와의 정의와 공의를 행할 수 있을까? 그 전에 내가 먼저 무너지지 않을까? 그들에게 그냥 먼저 밥이 되어 버리면 혹시라도 더 유익하진 않을까?
내가 요즘 느끼는 이러한 미동이 미동으로만 남던지, 시간이 갈수록 소멸되어지길 기도한다. 그리고 만약 소멸이 아닌 증폭과 심화과정에 접어들더라도 그 안에서 빛과 소금으로 존재하길 소원한다. 결국 얼마나 바르게,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의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런 마음가짐에 이중이나 삼중으로 꼬인 나의 의가 들어가지 않기를 무엇보다도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