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알 수 없으니...나 원...
어디 그냥 풍경 좋고 조용한 곳에 짱박혀서, 읽고 싶은 책이나 맘껏 읽고 마음과 생각에 담기는 것들을 글로 펑펑 써댔으면 좋겠어. 도망가고 싶은 게 아니냐고? 음... 어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 숨을 곳이 필요한 것 같아. 요즘엔 세상이 너무 환한 것 같이 느껴져. 이상하지? 내가 어둠을 갈망하다니. 그렇지만 어둠이 부정적이라고 단정짓는 건 너무 플라톤적인 이원론 아니야? 생각해 봐. 밤이 어둡지 않다면 우리가 숙면을 취할 수 있겠어? 맞아. 난 좀 쉬고 싶다는 거야. 사실 이런 거 하기엔 내가 너무 많이 알아버린 것 같은 생각도 들거든. 늙어 버렸나봐. 이유도 알겠고, 중요성도 이해하겠고, 지금 무엇을 해야 바람직한 지도 알겠는데... 근데 왜일까? 동기도 생기지 않고 재미도 없어. 해서 뭣하나 싶기도 하고 말이야. 하루하루 성실한 개미로 정의롭고 타인을 공감하고 돕고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는 다짐도 매일 하는데, 그게 내 일터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알겠는데, 모르겠어. 그냥 관두고 싶거든. 특히 일이 많아지니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마냥 내 영혼과 육신이 점점 분리되어 가는 것 같애. 아... 이해할수 있겠니? 완전 또라이처럼 보일 수도 있고, 또 어쩌면 여전히 내가 나를 숭배하기 때문이라고 가장 간단한 원죄론에 의거한 질타를 날릴 수도 있을 거야. 하기야 그런 말을 들어도 별로 대꾸하고 싶지도 않고 말이야. 그냥 지나가는 감정이겠지? 이런 것에서 큰 의미를 찾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겠지? 그냥 놔주면 되겠지? 어쩌면 인생은 그냥 버텨내고 견뎌내는 게 아닐까 싶어. 인간은 하는 수 없이 약자연대에 가입될 수밖에 없는 운명 같아... 아, 어떡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