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일상에 흩어진 행복의 조각 줍기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2. 13. 05:42
일상에 흩어진 행복의 조각 줍기.
내가 사는 이 도시의 아담한 도서관을 지나칠 때면, 그리고 내 키를 넘어서는 높고 넓은 책장에 빼곡히 쌓인 책들을 마주할 때나,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작가의 이름이 적힌 오래된 책을 집어들 때면 난 나도 모르게 경건한 자가 된다. 책을 통한 배움에는 분명 정량할 수 없는 숭고한 가치가 있다.
걸어서 전철역로 가는 길, 오늘따라 높게만 보이는 파란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을 유심히 쳐다봤다. 여긴 여전히 대부분이 초록빛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따뜻한 캘리포니아이지만 저 혼자서 황량한 겨울을 연출하고 있는 듯한 나무도 있다. 앙상한 가지밖에 남지 않은 나무도 있는가 하면, 이미 갈색으로 바랜 잎사귀 몇몇만이 남아 안전한 착지를 하기 위해 좀 더 강한 바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나무도 있다. 그런가하면 뽐내듯 높은 곳에서도 푸른 나뭇잎을 풍성하게 펼쳐보이는 나무도 있고, 또 위로 우듬지를 내어 높은 곳의 새들이 깃드는 나무도 있다.
오늘은 왠지 앙상하고 작은 나무에 눈이 갔다. 내 키보다 조금 높은 곳에 앉은 겁이 많은 참새는 다가오는 나를 의식했는지 내가 사진을 찍으러 나무 밑으로 간 순간 날아가 버렸다. 남은 몇 안되는 잎사귀들이 함께 떨어졌다. 웃음이 났다. 이 멋진 순간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담을 수 있었을텐데 하며 아쉬워 하면서도, 전철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 웃음이 입가에 머문다. 오늘도 일상에 흩어진 행복의 작은 조각을 하나 찾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