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무시

가난한선비/과학자 2011. 7. 16. 21:43
누군가를 무시한다는 건 무슨 말일까.
단순히 상대방을 높여주지 않는다는 걸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 악한 동기를 가지고 그 사람을 업신여긴다는 걸 의미하는 걸까. 아마 이것도 아닐 것이다.
보다 정확한 의미는 아마도 무의식적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을 포함한 기타 여러가지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약간이라도 불리할 수 있는 표현을 한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즉, 달리 말하자면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의 전적인 의지나 말과 행동이 '무시'라는 뜻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거다. 어쩌면 그러한 무시를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오해 또는 착각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십중팔구 자신의 과거 상처에 연루된 열등감의 표출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무시하는 말을 한 사람이 자신도 모를 정도로 심하게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짓말쟁이가 아닐 경우에 말이다.

그러나 정작 이런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사람도 실제 자기자신이 무시를 당했다고 여길 때나 아니면 주위 친한 사람이 그런 일을 당했을 경우엔 믿을 수 없게도 전혀 객관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전적으로 무시당한 사람의 편에 서서 무시하는 말을 한 그 사람을 전적인 가해자로 만드는 일에 동조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한 모순이다. 난 이런 모순이 싫지만 이러한 모순에 빠져주지 않으면 또 다른 제 2의 트러블을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부러 알면서도 그 모순에 빠져주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정말 아이러니하지만 말이다. 정말 죽도록 싫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게 사람을 살리는 거라고 누군가는 말할테지. 인간은 누구나 완전하지 않고 모순된 말과 행동을 하는 법이라고 귀뜸해 주면서. 그러면 난 그 신과 같은 조언자의 할말 전혀 없게끔 만드는 그 옳은 말에 고개를 끄덕여 줘야 하겠지. 속은 뒤틀리지만서도. 결국 내 생각의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고 진행 또한 잘못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결론을 짓고 말테지. 내 안에 있는 근원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겨둔채 마치 그 옳디옳은 조언에 내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부드럽게 넘어가줘야 하겠지.

웃겨. 정말 웃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