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개구리 대마왕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4. 12. 11:14

개구리 대마왕.


Girl 들과 생활한 지 꽤 오래 되었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무척이나 낯설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우리 랩은 international 하다. Korean, Chinese, Spanish, Italian, Hispanic, American, 그리고 두 달 전까지만 해도 Japanese 도 있었다.


우리들의 표면적인 공통점은 Science 와 English 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두 같은 색깔의 피를 흘리는 Human 이라는 점이다. 이 코드를 잊어버릴 때면 늘 '차별'이라는 녀석이 고개를 쳐들기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현장에선 교회 내부와는 달리, 이런 인간의 기본적인 부분이 먼저다. 모두가 한국인들로 이루어진 한국교회 내부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땐 나 또한 그랬었다. 그러니 교회 다니는 자와 안 다니는 자, 믿는 자와 안 믿는 자, 이런 이분법으로 사람들을 나누고 분리시켰었다. 그리고 이러한 이분법은 복음을 사적인 영역에 가두는 데 기여한 일등 공신 역할을 해낸다.


복음의 영향력이란,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을 당연한 전제로 해야하며,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이는 복음의 공공성이 발현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과학자답게, 인간답게, 신뢰를 주고받는 한 인격체로서 그들 앞에 서야 하는 것이다. 세상 앞에, 세상 속에 존재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인의 거룩함이 빛나는 것이다.


다양성이 1위인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에 산다는 것은 복음의 의미를 이렇게 조금 더 피부로 와닿도록 도와준다. 예수 쟁이 이전에, 먼저 나도 인간이라는 점을 더욱 알아채게 된다. 그것도 수많은 나라 중에서도 아주 작디작은 한국이라는 국가의 하나의 국민이라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사영리의 한계에서 벗어나, 다분히 자유주의적이라 할지도 모르는 인간과 육신의 코드를 숙고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얼마나 영과 육의 플라톤적인 이분법에 각인되고 길들여져 왔는지 깨닫게 된다.


차별과 평등, 권위와 인권,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고서, 어찌 예수 이름이나 교회의 권위를 갖다대면서 자기네들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앉아있을까? 이런 인간 말종들을 보면 참 찌질이도 못났다는 생각이다. 우물 안에 갇혀 왕 자리나 차지하려고 하는 개구리 대마왕들. 상대방을 자유주의자나 종북좌파로 몰아버리는, 하는 짓이 똑같은 인간들. 정경유착? 그 이면엔 돈과 명예를 숭배하는 정교유착이 깔려있지 않을까? 그 종교가 기독교라는 탈을 쓴 무속적인 이교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