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시간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5. 27. 10:44


시간.


도가적인 관점에 따르면, 강물은 흐르고 또 흐르고 끊임없이 흐르지만, 언제나 그곳에 존재한다. 언제 어느 때나 똑같은 모습이면서도 매 순간마다 새로운 모습을 띤다. 아래를 향해 나아가고, 가라앉고, 깊이를 추구한다.


변화는 시간의 존재 때문이다. 죽은 것처럼 가만히 있는 것들까지도 결코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멈추지 않는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변화한다 해도 나는 나다. 시간을 거스르는 나의 본질이 있다. 내 안의 '나'는 시간을 초월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나를 나로 인식할 수 있겠는가. '나'의 세계에서는 시간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지금이다. 시간은 언제나 '나'를 빗겨간다.


시간에 의존적이지 않은 '나'는 누구인가. 강물이 계속 흐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언제나 나는 나를 새롭게 대체해가며 '나'를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닐까. 끊임없는 자기 인식, 변화하여 늘 새롭지만, 그래도 같은 나. 나를 나로 인식할 수 있음은 초월적인 힘이다. 시간을 거스르는 힘. 어쩌면 우린 일초도 빠짐없이 타임머신을 타고 있는 셈이다.


변하는 것들이 변하지 않는 것을 이룬다는 생각이 아이러니하지만, 이건 모두 시간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을 배제하고 존재를 논한다는 건 몽상일지도 모른다. 시간을 고려하되 시간을 초월하는 존재를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