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스타벅스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6. 23. 06:05
스타벅스.
오랜만에 메인 캠퍼스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았다. 대여섯 명으로 이루어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 오늘따라 털모자를 쓰고 있는 삐쩍 마른 사람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지금은 6월 말, 여기는 태양의 땅, 캘리포니아. 그들의 눈을 마주쳤다. 무언가 서려있는듯한 깊은 눈빛. 죽음을 눈 앞에 두면 저렇게 깊은 눈을 가지게 되는 걸까? 슬픔일까? 공포를 넘어선 초탈함일까? 체념일까? 다음 번에 이 곳을 방문했을 땐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그들. 그렇다. 어쩌면 난 운좋게도 한 사람의 생애에서 의미가 남다를 마지막 시간에 우연찮게 동참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죽음 앞에서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그들을 증언해 줄 수 있는 익명의 증인으로서. 난 이내 숙연해져서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바래본다. 저 따뜻한 털모자가 커피 한 잔처럼 오늘 그들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고 푸근하게 녹여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