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업무 복귀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7. 18. 06:43

업무 복귀.


휴가 마지막날이었던 어제, 강호동 백정에서 조촐하게 아내와 생일파티를 하고 반나절의 데이트를 즐겼다. 아들을 섬머 캠프에 보냈기 때문에 단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아들 나이가 9살이니 앞으로 10년 후면 독립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아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리울 테지만, 신혼 때처럼 아들의 방해 없이 아내와 함께 하는 어제와 같은 시간은 정말 즐겁다.


오늘은 업무 복귀 첫 날. 다들 그렇겠지만, 긴 휴가가 주는 강력한 관성은 2주 전만 해도 나의 일상이었던 일터로의 복귀를 꺼리게 만들었다. 아침에 침대에서 한 시간 가량 의미없는 게으름을 피우다가 여느 때보다 1시간 늦게 출근했다.


모든 게 그대로였다. 나 없이도 아무런 이상없이 잘 돌아가는 세상. ‘과연 나의 의미는 무엇일까?’ 뭐 이런 시건방진 생각도 잠시 했다. 뭔가 특별나거나 남들과 다른, 뛰어난 일을 하지 않으면 마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생각하는 나의 예전의 성공지향적 가치관의 연장에서 나온 생각인 것이다. 다행히 이젠 그런 교만한 생각이 나를 이끌 순 없다. 인간은 각기 다르면서도 평등한 존재라는 사실을 믿는다. 남들과 달라야 의미를 지니는 존재가 아니다. 이미 다르고, 다르기 전에 인간은 충분한 존재의미를 지닌다고 믿는다. 남들 다 하는 소소한 일상을 일궈나가는 것에서도 행복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며 그곳에서 오히려 참된 가치를 찾는다. 점심 때 잠시 만난 아내가 드디어 체타카와 미슈파트를 행하는 것이 진짜 복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쁘다. 하나님나라 복음을 속도는 다를지라도 같은 방향에서 함께 맛본다는 건 축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