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폭력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9. 27. 02:15
폭력.
늘 친절하지 않게 마치 자기 의도를 과연 알아맞추는지 테스트라도 하듯 몇몇 관련 단어만을 툭툭 던지며 말하는 사람에게서도 나는 폭력을 보고 느낀다. 깨어있고 열려있다면 친절하지 않을 수 없다. 무례함은 자신으로 가득찬 닫혀있음의 상징이며, 폭력의 다른 이름이다.
타자를 공감하고 환대해야 한다고 입으로는 노래하듯 말하면서도, 또 그렇지 못한 이들로부터 옳지 않은 모습들을 적실하게 꺼집어내어 날카롭게 비판을 가한면서도, 정작 늘 함께 다니는 이들이 자신의 힘듦을 위로해주는 비슷한 과의 사람들로만 가득차 있다면, 그 사람의 정의를 향한 울부짖음은 밥벌이용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늘 시니컬하며 늘 불친절하며 아무런 낙이 없는 듯한 사람. 늘 답답해하며 늘 타인의 깨닫지 못함이나 불완전성에 예민하여 그 허점을 잘도 짚어내는 사람. 함께 할 때 우울하며 함께 할 때 시니컬해진다. 늘 억울해서 하소연을 하고자 하는 사람. 억울함도 듣고 들으면 아물지 않은 상처가 된다. 아물지 않은 상처는 암으로 발전할 뿐이다. 억울함도 어쩌면 나르시시즘의 또다른 표현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