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위대한 개츠비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10. 23. 01:35
위대한 개츠비.
스컷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다. 저명한 작가들이 최고의 칭찬을 마다하지 않은 책이었고, 미국 최고의 소설이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고 있었을 뿐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리고 한 달전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에서도 언급되었던 책이었기에 새책으로 구입해서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그런데 굉장한 기대를 가지고 읽어서였을까. 이 책에 바쳐진 주옥같은 찬사들이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의심스러웠다. 내겐 그저 로맨스 소설로 비쳐졌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미국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건 알겠지만, 거기엔 내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심오한 깊이의 비유나 상징, 철학적 사유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았다. 하도 수상해서 원래 잘 읽지 않는 이 소설에 대한 여러 평들을 일부러 찾아서 살펴봤지만, 내게 깨우침을 주는 내용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남은 건 그저 내가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깊은 공감을 하지 못했다는 것밖엔. 그래서 이번엔 감상문이나 리뷰도 쓸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내게 와닿은 점은 그의 묘사법이 섬세하면서도 유려했다는 것이다. 그가 묘사한 장면은 마치 살아서 당장 내 눈 앞에 펼쳐질 것만 같았다. 큰 깊이는 없었지만,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깔끔한 그의 필체는 내 맘에 쏙 들었다. 그래도 새 것으로 살 가치가 있는 책은 아니란 생각이다. 게다가 중고서점에 가니 여러 번역서들이 거의 새 책 상태로 버젓이 있었기에 마음이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