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monologue

무질서

가난한선비/과학자 2012. 8. 20. 23:54

무질서 상태에 이르면 나는 자존감이 낮아진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의 대가로 지불한 돈을 아깝게 여기거나, 내 실상을 보고 그들의 기대 수준에 반도 못미치는 인물이라고 폄하하지는 않을까 하는 단순한 두려움과 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이 잦아지거나, 응답하지 못한 전화메모가 쌓이고, 끝내야 할 일의 마감일을 놓치기 시작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 내가 무질서한 상태에 있다는것을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날은 온통 지키지 못한 약속들과 어설픈 변명으로 채워지고 만다. (어쩔수없이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를 얘기하는것은 아니다. 우리중 가장 질서 정연한 사람이라도 그러한 경우에 처할 수 있는 법이다.)

 

또한 무질서한 상태가 되면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경향이 생긴다. 그저 무엇이든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질구레하고 지루한 일에 골몰하게 된다. 백일몽에 빠지거나, 반드시 해야할 결정을 피하고 할 일을 뒤로 미루는 경향이 나타난다. 무질서는 꾸준히 탁월하게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무질서한사람은 자신이 한 일이 보잘것 없다고 느낀다. 일을 끝내 놓긴 했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람들의 칭찬을 그대로 믿기가 어렵다. 최선을 다해서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내심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든 맥도날드 -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