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전환
생각의 전환.
“삶에 대한 의지 (will to live)는 권력에 대한 의지 (will to power)로 전환된다.”
라인홀드 니버가 그의 책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한 말이다. 이 뼈 때리는 말에 나는 할 말을 잃는다. 어디까지가 삶을 위한 의지이며, 또 어디부터가 권력에 대한 의지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난 그저 둘 다를 실생활에서 실행하고 있음을 시인할 수 있을 뿐이다. 둘은 애초부터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허나, 인간이 개인으로 머물지 않고 집단을 이루게 될 때, 둘 사이의 구분이 점차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에는 무엇이 자리잡고 있을까. 그 후보로 이기심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면 극구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기심은 개인일 땐 드러나지 않는다. 혼자 있으면 모든 걸 취할 수 있고 마음껏 원하는 걸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인으로 존재할 때는 이기심이 없는 게 아니다. 다만 그것은 자유라는 단어 뒤에 숨어있을 뿐이다.
두 사람만 되어도 상황은 달라진다. 사람이 함께 한다는 것엔 언제나 정치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정치가 필요한 이유는 개인의 이기심끼리의 충돌 때문이며 이는 혼자 누리던 자유가 침범 당하여 줄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집단에 속한 개인 이기심의 발현은 잃었던 자유를 되찾고자 하는 마음에 기인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기심은 상실감의 반동작용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잃은 자인가 스스로에게 물을 필요가 있다. 무엇을 상실했는가. 처음 우리에게 주어졌던 자유가 과연 우리 것이었던가. 혼자 있을 때 마음껏 누리던 그 자유의 주인이 우리 자신이 맞는가. 혹시 그저 착각에 지나지 않았던 게 아닐까. 착각이라면 이기심의 근거는 상실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단순히 핑계였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혼자 있을 때 누리던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내가 마음껏 사용한다고 해서 내것이라고 여겼던 내 모습에서 오만한 착각을 본다. 어쩌면 이런 오만한 착각이 이기심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자유가 문제가 아니다. 내것이라고 여겼던 착각이 문제인 것이다. 혼자 있을 때의 자유를 영점이라고 여기지 말자. 아직 많은 이들이 오지 않아 차지되지 않고 남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자. 언젠가 찰 공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