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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우월감.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8. 4. 02:44

출근길 전철 안, 미국이라 별 다를 건 없다. 절반 이상은 모두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말이 많은 미국인들이 전화기를 붙들고 깔깔대며 이야기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모습이며, 매일 사람만 바뀔 뿐이지 내겐 매일 나의 일상을 이루는 동일한 풍경이다.


내가 매일 덕을 보고 있는 전철은 210번 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린다. LA 가는 방향은 언제나 막혀 있다. 드문드문, 언제 막혔냐는듯이 차들이 질주하는 구간도 보이지만, 반대 방향을 가고 있어 미리 정체구간을 확인한 나는 안다. 몇 십초 후면 그 차들은 다시 멈추게 될 거라는 것을 말이다. 잠시 질주하는 쾌감보단 곧 막히게 될 시간을 대비해서 노래 선곡이나 해두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어쩌나... 당신의 가까운 미래를 본 나는 이렇게 당신을 멀찌감치 바라보며 전철 안에 있는 걸.


묘한 기쁨을 느낀다. 어쩌면 우월감일지도 모른다.


내 자신을 본다. 조금 먼저 경험해 봤다고, 조금 많이 경험해 봤다고 우월감에 도취되어 타인을 바라보는 내 시선의 뉘앙스를 돌이켜본다. 잘못했다. 반성한다.


햇살은 오늘도 좋다. 여기는 캘리포니아, 지칠 줄 모르는 태양은 오늘도 우리를 또 뜨겁게 달구겠지.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살아보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멈추게 될 때 기분 좋게 들을 노래 몇 곡과 맛있게 읽을 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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