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세 가지언젠가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읽거나 쓰지 않으면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있는 것 같은 강박이 생겼다. 작가의 숙명이 아닌가 싶다. 겸허히 그리고 기꺼이 그리고 감사히 받아들인다. 읽고 쓰는 일이 좋다. 때론 하루 종일 이것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할 만큼. 그러나 그러려면 선행되어야 할 몇 가지 준비사항이 있다는 걸 비교적 최근에 제대로 깨달았기에 여기서 좀 나눠 보려고 한다.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체력이다. 읽고 쓰는 일은 밤샘 작업하여 하룻밤 만에 끝내는 벼락치기가 아니라 평생을 지속해야 할 일종의 사명이기에 가장 중요한 건 성실한 지속이기 때문이다. 힘이 모자라면 사소한 것들에도 짜증이 나고 걸려 넘어진다. 그리고 혼자 세상과 담쌓고 산속에 들어가 은둔, 칩거할 게..

**맨 아래에 링크 클릭하시면 신청하실 수 있어요~ 다들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정원 50명이니 얼른 신청하세요~**(2025년 제2회)과학자의 서재 속으로: 우아하게 나이 드는 법, 「세포처럼 나이들 수 있다면」프로그램 일시: 2025.05.28 14:00 ~ 2025.05.28 16:00프로그램 장소: IBS 과학문화센터 3층 사이언스라운지■ 사전 질의 등록: https://bit.ly/ibs_library■ 참가비: 무료■ 기타사항 - 사전 참여 신청시 추첨을 통하여 주제 도서 제공 - 행사 당일 잔여 좌석이 남아있는 경우에 한하여 현장 접수 및 참여 가능 ※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하여 프로그램 시작 10분전까지 도착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신청 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다음 행..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연휴마다 두꺼운 책 한두 권 읽는 습관을 쫓아 어제 손에 든 책은 600페이지가 넘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한 나날들'이다. 첫 결혼에서 아내와의 사별 후 도스토옙스키가 맞이한 두 번째 아내 안나 도스토옙스카야가 쓴 회고록이다. 저자가 안나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고 한국에 오자마자 책장에 들였던 기억이 난다. 도스토옙스키 작품은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곤 하는데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들은 주로 후기에 속한다. 참고로 '죄와 벌'이라든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모두 후기 작품이다. 전, 중, 후 가릴 것 없이 도스토옙스키 작품을 모두 저마다의 개성과 맥락으로 사랑하는 나도 굳이 하나를 고르라면 후기작이 도스토옙스키를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한강 작가가 던졌던 질문이다. 그녀는 여러 번 ‘그렇다’는 대답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 이 두 가지 대조는 읽기, 즉 독서에서도 유효하다. 내가 읽어 나가는 책의 대부분은, 그러니까 팔 할 이상은, 이미 죽은 자가 쓴 텍스트들이다. 내가 사랑하는 도스토옙스키와 헤세를 비롯한 모든 고전문학 작가들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모두 죽은 자들이다. 나는 죽은 자들이 남긴 글들, 즉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지식을 전수받기도 하며 감동을 받기도 한다. 죽은 자는 산 자인 나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 미래의 산 자에게 현재의 산 자인 나는 죽은 자가 ..
읽고 쓰는 삶, 깊고 풍성한 삶“의사나 경찰관이 되는 것은 하나의 이지만,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폴 오스터, 빵 굽는 타자기 262페이지에서 발췌)글쓰기에 차츰 눈을 떠 나갈 때 여러 글쓰기 책들을 탐닉했다. 그러다가 인터넷 서핑에서 이 문장을 만났고, 작가라는 단어에 어떤 환상을 부여하고 있던 그 당시의 나는 나 역시 선택받은 것인가 하는 기대 반 망상 반으로 흥분이 되었다. 작가 문지혁도 저 문장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 역시 지금은 저 문장을 진리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동시에 저 문장이 여전히 가슴을 뛰게 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작가는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깊고 풍성한 삶이 책을 알게 된 건 몇 년 전 신형철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고 나서다. 신형철은 무려 이 책을 인생 책이라고 소개했다. 인생 책이라는 표현을 딱히 맘에 들어하진 않지만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그리 거부할 이유도 없다.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이 출간된 게 2018년이고, 내가 독서모임과 함께 읽은 건 2019년이니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때부터 보관함에 담겨 있었는데, 중고로도 구하기가 어려웠다. 내 기억으론 단 한 번도 구매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차에 교보문고에서 신형철의 해제가 붙은 이 책이 다시 발간된 것이다. 아무런 망설임 없이 나는 이 책을 선구매했고 주말에 배달된 택배를 오늘 아침에 들뜬 마음으로 뜯었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나..
흔적 주워 담기기억에 남는 삶. 내가 인생의 후반전에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다. 인생의 낮은 점을 지날 무렵이었다. 기억의 메커니즘을 잘 알지 못하는 내가 그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일상에 흩어진 행복의 조각들을 부지런히 주워 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그건 글쓰기였다. 그렇게 글쓰기가 내 삶 깊숙이 들어왔다.글쓰기는 흔적을 주워 담는 일이다. 쓰지 않으면 사라지고 말 것들을 텍스트로 잡아놓는 일이다. 이 일은 나에게 하나의 사명이 되었고, 나는 그 당시 기꺼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적어도 내 인생의 서기가 되어야 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과학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 내가 남길 수 있는 흔적은 선물처럼 ..
책장 정리오랜만에 책장을 정리했다. 꽂힌 책들 앞쪽에 잡다한 물건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정작 그 물건 뒤에 어떤 책이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책장에서 책을 볼 수 없다면 그건 더 이상 책장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과감히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치우고 다시 책들이 얼굴을 드러내게 해 주기로 했던 것이다. 늘 하던 대로 읽은 책들은 옆으로 눕히고, 읽지 않은 책들은 세워 놓았다. 다행히 아직까진 눕힌 책이 세운 책보다 많다. 7:3 정도로 유지하려고 하지만, 6:4 정도로 비율이 내려간 것 같다. 조금 더 분발해야겠다. 여전히 내 보관함은 수십 권의 책들로 차 있고, 질 좋은 중고로 나오는 대로 사들이고 있는데, 당분간은, 쉽진 않겠지만, 자제해야겠다. 읽고 쓰는 행위가 ..
통찰의 힘이승우는 ‘고요한 읽기’에서 헤세의 ‘데미안’을 이야기하며 다음과 같은 통찰을 이끌어낸다. “인간은 악에 이끌리는 것이 아니라 비범함에 이끌린다. 악을 행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악의 어떤 속성인 비범함을 소유하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내세우기를, 그렇게 보이기를 원한다. 모든 유혹의 핵심에 이 욕망이 깃들어 있거니와 특히 이런 유혹에 취약한 시기가 있다. 에밀 싱클레어의 시간이다.”‘데미안’을 지금까지 세 번을 읽었건만 나는 단 한 번도 악과 비범함을 대비시켜 인간의 본성을 성찰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이승우의 저 문장을 읽고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인간의 본성을 사유하는 수준에서 비범함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문이 열리는 듯했다. 그 문은 자기를 드러..
영감의 때| 영감은 창작의 실마리가 아니라 매듭이다. 고민하고 애쓰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창작자의 작업실로 찾아와 한 세계를 완성하게 하는 것이 영감이다. 신은 흙으로 만들어진 형상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 역은 아니다. 창작자의 고민과 수고의 산물인 흙의 형상이 있어야 신은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영감에 의지해서 자동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쓰는 작가의 지난한 수고의 과정 속으로 영감이, 은총처럼 임한다. |- 이승우 저, ‘고요한 읽기’ 46-47 페이지에서 발췌지금 읽고 있는 책에서 필사하지 않을 수 없는 문장을 만났다. 작가노트에 조용히 옮겨 적는다. 종종 반짝이지 않아도 내면 깊숙한 곳으로 훅 들어오는 문장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어떤 은총을 체험한다. 어떤 작가의 고민과 수고의 산..
가치천 페이지 안팎의 장편소설을 진득하게 읽어냈을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쾌감은 중독성이 강해 반복을 유도한다. 물리적인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그 부름에 응하기 어려울 뿐 나는 항상, 특히 곤고한 날에, 그것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벽돌 깨기는 독서의 맛을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벽돌을 깨기 위해서는 수십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한 시간에 50-100페이지 정도 읽어나간다고 가정할 때, 1,000페이지 분량의 벽돌이라면 집중해서 책을 읽는 시간만 따져도 적어도 10-20시간이 소요된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적어도'이다. 직장을 가진 사람이 일상에서 그 정도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만 해도 평일엔 기껏해야 1-2시간 독서에 할애할 수 있다..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작년 상반기에 브릭에서 연재했던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01군데 출판사에 투고를 했습니다. 두 군데에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그 중 한 군데로부터 오늘 아침 출간 계약을 진행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출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기쁩니다. 지금까지 책을 네 권 쓰고 한 권 번역했지만 모두 요청받은 글로 이뤄졌습니다. 제가 직접 출판사에 투고해서 출간 계약을 얻어낸 건 처음인 거죠. 출판계가 그 어느 때보다 불황인 이 시기에 저에게 이런 복이 떨어져서 저는 어안이 벙벙한 상태입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생기는군요.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은 저의 대학, 대학원 시절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허구를 가미하여 쓴 팩션입니다. 저는 일인칭 ..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또 다른 출판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이 왔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먼저 재미있는 원고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편집부 직원들과 함께 원고를 검토 중인데요, 다들 매우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기존에 내곤 했던 과학이론을 다루는 책과는 다르게 과학도의 삶을 담고 있어서인지, 더구나 실존하는 인물들이 캐릭터로 등장해서인지 더 생동감이 넘치고 흥미롭습니다. 어떤 직원은 장면장면이 드라마처럼 떠오른다는 감상을 주었습니다 ㅎㅎ다만 아직 충분한 검토와 회의를 거치진 못해서, 출간 여부에 대한 답변을 바로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저희가 조금 더 회의를 거친 후 3월 초에 다시 연락을 드려도 괜찮을까요?”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두 군데에서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서 기분이 좋..
삼찰: 받은 것을 돌려주는 글매일 가던 길을 가면 보이지 않는다. 내적이든 외적이든 어떤 변화가 주어지면 그제야 그 차이를 기점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물론 누군가에겐 그 차이만 보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겐 그것조차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 익숙한 것들은 가려지는 법이다. 낯섦이 눈을 연다.성찰의 글은 보고서나 논문 같은 실용적인 글쓰기를 제외한 모든 글쓰기의 기본에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성찰이 글쓰기의 시작은 아니다. 성찰은 뇌에서 일어나는 프로세싱에 해당될 뿐 입력 행위는 관찰이기 때문이다. 모든 성찰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관찰은 성찰에 우선한다. 나는 글쓰기의 좋은 시작은 관찰이라고 믿는다. 또한 나는 좋은 관찰은 좋은 성찰로 이어지기 쉬우며 좋은 글로 연결될 확률도 높..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가제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은 팩션입니다. 원고는 A4지 80매 분량이며, 팩트 40 + 픽션 60 정도로 저의 대학/대학원 시절의 경험담과 허구적인 상상력을 잘 버무려 쓴 글입니다. 작년에 BRIC ( https://www.ibric.org/bric/trend/bio-series.do?mode=series_list&articleNo=9887945 )에서 21주 동안 성황리에 연재했던 글이기도 합니다. 프롤로그에서 밝히듯 이공계 기피 현상이 기정 사실이 되고 우수 인재들이 해외로 다 빠져나가고 있으며 나라에선 기초과학에 대한 예산 마저 축소시키는 이 판국에 순수한 이공계 대학/대학원생의 일상을 소개하는 일은 의미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국가적 관심만이 아니라 국..

Thanks, God!이게 무슨 일인가요? 작년에 출간한 저의 세 번째 저서 '생물학자의 신앙고백'이 세종도서로 선정되었습니다. 네 번째 저서가 출간되자마자 이런 경사가 겹치네요. 탄핵선물로 적격인 것 같습니다. 예기치 못한 기쁨이네요. 첫 번째 저서인 '과학자의 신앙공부'에 이어 벌써 두 번째로 세종도서 리스트에 들었습니다. 목회자 혹은 신학자가 아닌 전문직을 가진 일반 성도가 쓴 신앙서적이라는 점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아직 안 읽으신 분은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종교부문 총평에서 제 책에 대해 직접 언급한 부분이 있어 캡처했습니다. 두 번째 사진입니다. 정말 책 잘 썼다는 생각입니다. 기쁘네요.

출판사 서평: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이정모(전 국립과천과학관장, 《찬란한 멸종》 저자) 강력 추천★“세포에게 노년은 가장 성숙한 시기입니다”저속 노화 시대, 나이 듦을 예찬하는 특별한 안목내 몸이 선생님이 되는 새로운 과학 수업이 시작된다자신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조혈모세포,손가락을 꽃 피우기 위해 희생하는 피부 조직,정상 발달을 위해 스스로 죽는 세포자멸사,인간과 달리 차별도, 혐오도 하지 않는 염색체,저속 노화 시대에 울리는 경고, 단백질 돌연변이,철학하는 생물학자가 현미경 속에서 발견한 인생의 지혜들“조혈모세포는 자신의 때를 기다릴 줄 압니다”사람처럼 치열하지만 사람보다 현명한 세포의 세계희생하고 인내하는 세포들에서 발견한 나이 듦의 미덕김영웅 박사는 세포가 인생과 절묘하게 닮았다고 말..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이 출간되었습니다. ‘탄생, 노화, 다양성을 이해하는 발생생물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과학대중서입니다. 교양 수준의 과학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습니다. 특히 역노화, 안티에이징, 저속노화가 유행인 시대에, 안 늙으려고 발버둥 치는 게 아니라 잘 나이 드는 법이 무엇인지 과학적으로 알아보고 철학적으로 사유해 보는 의미 있는 책입니다. 또한 여러 선천성 기형을 가지고 계신 우리의 이웃들을 발생생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덕분에 비로소 다양성이라는 아름다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인식론적 개혁이 일어나게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알라딘: https:..

과학대중서: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시기가 흉흉하나 일상의 시계는 오늘도 돌아갑니다. 생각의힘 출판사에서 또 하나의 과학대중서가 곧 출간됩니다. 탄생, 노화, 다양성을 이해하는 발생생물학 수업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입니다. 저의 네 번째 저서이기도 합니다. 인쇄와 제본을 모두 마치고 다음주 중에 서점에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출판사의 제안에 따른 띠지에 들어간 사진이나 철학하는 과학자라는 표현이 아직 저에겐 부끄럽게 느껴지지만, 책은 신뢰성과 상품성이 중요하다는 말에 출판사의 제안을 따랐습니다. 잘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 구매 가능하게 되면 조금 더 상세한 정보와 함께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스토옙스키와 헤세마흔이 다 되어 갈 무렵 다시 시작된 나의 독서 여정의 출발점은 헤세였다. 유리알 유희를 마지막으로 현대문학에서 출간한 헤세 선집을 모두 읽었을 때 느꼈던 감격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후 나는 한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어 내려가는 방식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이 되었고, 헤세 다음으로 읽을 작가를 선별했었다. 그러다가 걸린 작가가 도스토옙스키였다. 나는 그 당시 도스토옙스키가 헤세보다 더 어렵고 두꺼운 작품들을 많이 썼다는 사실을 대충 들어 알고 있었는데 바로 그 점이 어떤 도전감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대표작이라 부르는 5대 장편만이라도 먼저 읽어 보자고 다짐했었다. '죄와 벌'로 시작해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로 5대 장편을 마쳤을 때 느꼈던 감격 또한 지금도 생생하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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