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스토너존 윌리엄스 저, '스토너'를 다시 읽고'스토너'를 처음 읽었을 때를 똑똑히 기억한다. 묵직한 무언가에 한 대 맞은 것처럼 한동안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시간만 죽이고 있었다. 줄거리가 다 기억나지는 않아도 책이 남긴 잔상은 조용하고도 강렬했다. 그 이후 난 '스토너'를 지금까지 읽은 천 권이 넘는 책들 중 열 권 중에 항상 포함시켜 왔다. 재독에 앞서 무엇이 날 그렇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물었다. 이번에도 나는 어떠한 논리적인 답도 할 수 없었다. 인생을 숙고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다소 막연한 말만 중얼거릴 뿐이었다. 7년 만에 다시 이 작품을 읽으며 나는 놀랍게도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그때 그 심정으로 곧장 진입할 수 있었다. 아니, 조금은 더 깊은 바닥까지 스토너의 심정을 공감할..
신 없는 선? 하나님을 믿지 않는 하나님 나라?바트 캠폴로, 토니 캠폴로 공저, '내가 떠난 이유, 내가 남은 이유'를 읽고신앙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떠나는 사람도 있고 남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기를 택한 사람은 떠나는 이에게 왜 떠나는지 묻고, 떠나기를 택한 사람은 남은 이에게 왜 남아 있는지를 묻습니다. 이런 일화를 한두 차례 이상 듣게 되면 자문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떠난 이는 자신이 왜 떠났는지를 묻게 되고, 남은 이는 자신이 왜 남았는지를 묻게 되지요. 문제는 이 질문이 양쪽 모두에게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계속 묻고 싶지요.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어느 선택이 선이고 악인지 말입니다. 글쎄요. 한쪽에 치우..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_’한나 아렌트, 전체주의를 넘어 정치의 길을 보다’를 읽고진리가 아닌 의견: 정치 회복의 중요성내가 아는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부터 ‘악의 평범성’ 개념을 도출한 사람이라는 것, 하이데거와 연인 사이였다는 것, 그리고 정치철학자였다는 것 정도였다. 모두 어디에서 주워들은 것들이다. 한 사람을 띄엄띄엄 보면, 혹은 조각조각만 알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왜곡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이 챕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악의 평범성은 여러 번 곱씹어 보기도 하고 다양한 맥락에 적용하기도 하면서 얼추 ‘사유의 불능’ 혹은 '무사유'라는 핵심을 이해한 것 같긴 하다.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 호위호식하며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 역시 무사유로 소급할 수 있다는 것도 ..
인간답게 솔직하게 당당하게칭찬은 아무리 들어도 부족하고 질책은 한 번만 들어도 버겁게 느껴진다. 그렇더라도 칭찬에 굶주린 욕망 덩어리가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버겁더라도 질책을 듣고 포기하지 않는 깡다구를 부리는 쪽이 낫다. 진정 무언가를 소유한 사람은 대부분 사람들의 칭찬에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적어도 자신을 진정하게 평가한 말로 듣지는 않는다. 다만 칭찬하는 사람의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할 뿐이다. 대부분의 칭찬은 가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넌지시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언젠가부터 짙어진 것 같다. 마치 미국에서 잘 모르는 사람한테 “How are you?"라고 물은 후 대답엔 아무 관심도 없는 것과 같다. 방점은 질문에만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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