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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그들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5. 26. 14:57

그들.


그들은 성경의 사건들을 신화화시키거나 상징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누구보다도 금기시한다. 그들에게 성경은 절대진리이며, 글자의 한 점 한 획도 틀릴 리가 없을 만큼 오류가 전혀 없는 책이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그런데 그건 하나님이 최고이기 때문이 아니다. 자기들이 믿는 것이 최고여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님은 완벽하시고 완전하시다. 그러나 그 완벽과 완전은 인간의 평가 결과가 아니다. 하나님께 100점 만점을 준 채점자여, 당신은 누구인가?


그들의 논리를 가만히 살펴보면, 하나님이 완벽해서 최고인 게 아니라, 최고이기 때문에 완벽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 가깝다. 이러한 신념 체계 하에서는, 더 이상 하나님은 신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무조건 100점 만점이기 때문에 놀라운 기적을 봐도 당연한 거다. 이런 자세는 그들에게서 진정한 감사함을 앗아가고, 신비한 하나님을 알아가는 기쁨을 앗아가며, 그 대신 하나님을 수호하는 자로 점점 변화시킨다. '하나님은 이래야 돼'하면서 하나님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선을 긋는다. 그들이 믿는 절대진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만든 박스 안에 있다.


또한 이런 신념 체계에선 문제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오류가 하나 발생한다면, 그 오류는 오류가 아니라 모함이자 반역, 거짓이자 악이 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오류 처리는 중세 시대의 마녀 사냥이나, 현대 정치인들의 종북 좌파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행위와 그 원리를 같이 한다. 조중동을 내세워 언론을 장악하여 여론을 만들고, 다수의 군중들의 힘을 이용하여 자기들의 뜻을 달성하려고 한다. 그들에게 정정당당함은 없다. 공평과 정의는 장식에 불과하다. 그들에게 있어 정치는 여론을 잘 이용하여 민주주의의 핵심인 다수결을 장악하는 힘일 뿐이다. 군중의 복지와 처우 개선은 명목일 뿐, 그들의 목적은 그들의 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언제나 파이를 키워 아주 작은 부분을 군중에게 떼어주고, 자기네들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부분을 먹어 치운다. 그렇다. 그들의 진짜 목적은 분명하다. 돈이다. 명예다. 자기들의 이익이다. 자기 의다.


그들이 군중을 달랠 때 이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바로 당을 짓는 것이다. 한마디로 혐오과 배제, 차별이다. 보통 그들은 자기네들이 억울하고도 옳은 약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많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마치 불굴의 영웅처럼 담대하게 일어날 테니 도와달라며 연기한다. 약자도 아닌 그들이 약자 흉내를 내는 이유는 약자 연대의 강한 공감력과 결속력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성과 감성, 두 가지 모두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무대 위에서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을 피하고, 무대 뒤나 밑에서 군중들을 대상으로 작업을 한다. 어둠 속에서 삼킬 자를 찾는 그 존재와 그들은 너무도 많이 닮아 있다. 그들은 연기력의 대가들이다. 거짓의 사람들이다.


대형교회가 창조과학자들의 조중동 역할이나 하고 있으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최근 돌아다니는 그 설교를 직접 들어보니 할 말이 없었다. 내가 박사 학위를 가진 과학자여서가 아니다. 적어도 중고등학교 과학 실력만 가지고 있어도 그분의 말씀이 단번에 비과학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분은 아직도 사실은 천동설을 믿고 있는 것 같았다. 지동설이 사실임이 밝혀졌고 사실로 인정은 하지만, 어쩐지 맘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였다. 태양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지구가 먼저 만들어졌다고 하면서, 창세기 1장의 이해되지 않는 문자적인 창조 순서를 구원하기 위해 애를 쓰셨다. 애처로웠다. 태양 없는 지구, 공전 없는 자전, 예수와 진화론을 같이 믿을 수 없다고... 아... 이것 뿐만이 아니겠지... 차마 무식하다고는 말을 못하겠고...아...


그냥 차라리 절대진리의 자칭 수호자라고만 말하라. 하나님을 믿는다고는 말하지 마라. 기독교의 목사라고는 말하지 마라. 아니 기독교라고도 말하지 마라. 성경을 과학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고 큰소리 쳐놓고, 왜 과학이 아닌 과학주의, 진화론이 아닌 진화주의 같은 비겁한 방법으로 과학의 무대인 논문이나 학술장이 아닌 교회 안에서 군중들을 달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가?


과학은 절대 퉁치지 않는다. 가설은 틀릴 수 있다. 실험이나 관측 결과로 가설을 변경하면서 진리를 찾아가는 것이 과학이다. 자정작용이 그 어느 분야보다도 잘 되어 있는 분야란 말이다. 그러나 창조를 과학적으로 규명해보겠다는 그들의 과학?은 어쩜 그렇게도 처음 세운 가설이 잘 바뀌지도 않는 것일까? 실험이나 관측 결과가 가설과 다른 상황이 나오면, 혹시 그 결과를 조작하여 가설이 맞게끔 만들고 있진 않을까? 가설은 무조건 맞아야 하니까, 결과는 볼 필요 없다는 자세 아닌가? 그렇게 자정작용 없는 과학?이 어떻게 과학일 수 있을까? 그건 사기일 뿐이다.


예) "노아의 홍수 때 그랜드 캐년이 진짜 한방에 생겼다면, 말이 돼? 그럼 그 노아의 홍수는 역사적 사실 맞아? 뭔가 신비한 기적의 사건이었거나, 아니면 지어낸 얘기 아닐까?" 뭐 이런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한 게 아니겠어? 성경의 사건을 역사적 사건으로 보호하고 싶어하겠지만, 오히려 반대 효과가 나고 있으니... 정상적인 과학이라면, 눈에 떡 하니 보이는 관측 결과를 조작하여 초기 가설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고, 객관적인 관측 결과를 가지고 가설을 수정하거나 철회해야 하는 거야. 가설이 아닌 결과를 조작하는 기술은 황우석한테 배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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