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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 글쓰기의 즐거움.
때로는 형편없는 글을 끄적거리는 것이 유려한 글을 읽는 것보다 더 커다란 만족을 준다. 토로, 해소, 정리, 위로로 이어지는 글쓰기의 유익은 경험해본 자만이 아는 빼앗길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마음이 답답할 땐 큰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여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와 벌떡대는 맥박 소리가 어느 정도 잔잔해질 즈음을 틈타 조용한 곳에 앉아 글을 쓴다. 물론 형편없는 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나는 그 시간을 가장 사랑한다. 공개되지 않은 채 쌓이고, 또 많은 부분은 버려진 글들의 바다에서 나는 조금씩 수영하는 법과 즐길 줄 아는 힘을 기른다.
글쓰기는 무엇보다 내면의 외침이다. 그 외침은 부메랑처럼 나에게로 돌아와 가장 먼저 나에게 효과를 발휘한다. 그냥 썼을 뿐인데 스스로 말하고 들으며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신비다. 일상에 흩어진 행복의 조각을 줍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도 나는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회색으로 빛바랜 일상이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선명한 색을 띠고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되는 순간도 글쓰기를 할 때 찾아온다. 말하자면, 마법의 순간이다.
글을 잘 쓴다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글쓰기를 사랑하고 즐기는 건 어렵지 않다. 잘 쓴 글은 사랑하고 즐기는 글쓰기의 열매여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칭찬받으려고 써진 글이 아닌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글. 아, 그런 글만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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