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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보상심리

가난한선비/과학자 2015. 2. 10. 01:02

"수고한 당신이여, 떠나라"

한 때 한국에서 유명했던 캐치프레이즈다. 너무 힘들기만 한 삶에 작은 여유를 가져 보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고, 매일 고단한 삶 속에 스트러글링하면서 한 가정을 꾸려오는 한 시대의 아버지들에게 많이 어필되었던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적절한 휴식이 롱텀으로 볼 땐, 일의 효율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수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상심리가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들이 아닌, 뭔가 특별한 것을 이뤄낸 성공자들에게선 자칫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 인간이면 누구나 남들이 이루기 어려운 뭔가를 이뤄냈을 땐 뿌듯함을 느끼는 법이다. 강한 성취감은 짜릿한 쾌감을 주는데 이렇게 강렬한 쾌감을 보상하기엔 평범한 어워드로는 부족하다고 일부의 성공자들은 느끼는 것이다. 뭔가 좀 더 강하고 뭔가 좀 더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본색을 드러내는 순간이 온 것이다. 더욱이 그 성공으로 인해 이젠 돈까지 받쳐주기 때문에 그동안 원했지만 엄두를 못냈던 것들이나 그동안 원하진 않았지만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아 궁금하기만 해왔던 일들을 한번 해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순간이 곧 성공자들을 파멸의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첫번째 관문일 수도 있다. 이런 예는 세계 이곳 저곳에서 유명해진 일부의 연예인들 가운데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마약에 찌들거나 에이즈에 걸리거나 해서 결국 자살로 이어지는 일화를 우리 대부분은 한번 이상은 들어봤기 때문이다.


수고한 댓가에 대해 보상해 주는 건 필요하다. 특히 자기가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건 아주 바람직하다. 또 한번의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고, 마음 가짐을 새롭게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며, 또한 한 템포 쉬어가며 주위를 관망하면서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열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종종 자신에 대한 보상을 금기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부분 이런 사람들은 단거리 승부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코 멀리 가진 못한다. 체력이든 정신력이든, 기타 갖가지 이유로 금새 빛을 잃고 만다.


그렇다면 큰 성공 이후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예배드리는 사람을 볼 땐 어떤가. 뭐 별다른 특별한 보상 없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한번 작은 성공을 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가족끼리 맛있는 거 먹고 며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끝내는 사람을 볼 땐 어떤가. 예전엔 이런 사람들을 좀생이라고 비아냥댔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지향하게 된다. 나도 만약 큰 성공을 하게 될 기회가 온다면 이렇게 하겠다고 다짐을 하게 만든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자기보상심리는 철저하게 자기가 중심이 된다.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 자신이기 때문에 큰 보상을 해주자는 것이다. 큰 성공을 했기 때문에 평소에는 하지 못했던 뭔가 큰 것을 보상해줘도 괜찮다고 여기는 거다. 설령 그것이 윤리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라해도 말이다.

그러나 특별한 보상없이 하나님께 많은 헌금까지 드리면서 예배드리는 사람의 마음 중심에는 하나님이 있다. 큰 성공을 거두게 된 건 철저하게 하나님이 허락하셨기 때문이라고 믿는 것이다. 노력을 한 당사자는 자신이기 때문에 약간의 휴식 정도의 보상은 필요하겠지만, 그런 노력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숱한 사람들도 많이 하고 있는 것들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행동 자체에 별다른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 즉 노력한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고 성공의 기회는 오로지 하나님의 허락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성공은 하나님이 자신만을 축복해 주기 위한 게 아니라 그 배후와 미래에 펼쳐질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사명으로 깨닫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큰 성공이 한 차례의 인생 역전의 의미가 아니라 좀 더 숙연해지면서 감사와 함께 더 큰 사명자가 되는 기회의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아직 내가 큰 성공을 거두진 않았지만, 미리 이런 마음 가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준비한다면 나중에 혹시라도 하나님께서 큰 성공을 주실 때 스스럼 없이 준비된 마음으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작은 성공이라도 위와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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