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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널리 알려주세요. 많이 공유해주세요. 주위에 대학원생이나 포닥들 혹은 연구원 혹은 교수들이 있으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세요. 이 글은 저의 경험이 4할, 허구가 6할인 소설입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민수입니다. 제 학부 동기이자 대학원 3년 선배이자 저에게 과학을 가르쳐준 존경하는 선생님이자 지금은 저의 실험생물학자 마지막 커리어에서의 직장 상사인 구본경 박사입니다. 작년에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의 단장이 되어 갖은 일을 다 겪어내며 연구단을 지켜냈습니다. 이 글은 무엇보다 동기이자 제자로서 구박사에게 선물로 쓴 글입니다 (이를 헌사라고 하죠. 책으로 출간되면 헌사로 수정해서 쓸 작정입니다). 이 소설은 나름대로의 완성도를 가지지만, 제가 기획하는 소설에서는 1부에 해당됩니다. 부디 2부가 탄생할 수 있도록, 이 글이 책이 되어 출간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협조 부탁드립니다.**브릭에 가서 추천도 꾹 눌러주시고, 댓글도 남겨주시고, 공유도 해주세요~**


드디어 브릭에서 연재 시작합니다. 아래에 프롤로그 격의 글을 소개로 대신합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패러디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담아내지 못하는, 아니 어쩌면 그것이 담을 수 없었던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부분은 의사라는 직업이, 특히 한국에서, 갖는 독특한 위상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의사는 베이비붐 세대 이전부터 Z세대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부와 명예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직업이며, 시대를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특권층으로 여겨질 만큼 선망의 대상이 되어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많은 감동과 공감을 불러일으켜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그 성공의 비결 중 하나는 주인공들의 직업이 의사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의사를 선망하면서도 의사가 되지 못한 우리들은 의사의 삶이 궁금했던 것이다. 우리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그들도 가정의 불화로 가슴 졸이며, 그들도 인간관계 때문에 속상해하는 등 결국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드라마를 통해 확인함으로써 잠시나마 그들과 연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과학자라는 직업은 아이들의 ‘장래 희망란’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그도 그럴 것이, 과학자들,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초과학자들의 사회적 대우와 인식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지기도 했다.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평균 연봉만 따져도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열 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의사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와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도 말이다. 설상가상으로 과학자의 경우,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오르기까지 훈련받는 기간은 의사의 그것보다 일반적으로 훨씬 더 길며, 훈련을 마치는 시기도 정해지지 않아 평생 불안정한 상태에서 직업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다른 이름으로 불릴 뿐 평생 계약직 훈련생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의사의 경우, 의대만 나와도 개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고, 레지던트 생활을 마치면 전문의로서 더 큰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과학자들의 상황과 극명한 대비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박사 학위를 힘겹게 취득했다 할지라도 (생물학의 경우 보통 6년 정도 소요된다), 박사 후 연구원이라는 고되고 불안정한 과정을 견뎌내야 비로소 한 실험실을 책임지는 자리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힘들고 긴 기간을 거쳐 실험실 보스가 된다 하더라도 연구비 획득과 학생 및 연구원 고용 문제에 부딪혀하고자 했던 연구를 수행하기가 극히 어렵다는 것이다. 박사과정을 시작한 이후 10년에서 20년 정도 후에 겨우 조교수가 되었는데, 그마저도 불안정해서 본인은 물론 어느새 생겨난 가족들에게 죄책감을 느낄 정도로 고생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가 왕왕 벌어지고 있다는 게 오늘날의 서글픈 현실이다.

 

이 글은 20세기말에 대학에 들어가 21세기 초에 대학원 생활을 하며 간신히 박사 학위를 취득한, 지금도 여전히 과학계에서 손을 떼지 못한 채 과학자라는 직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와 동고동락하며 꽃다운 20대 후반을 함께 보낸 동료들의 이야기다. 모두 의사가 될 수 있었으나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기초과학에 몸을 싣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묵묵히 한국 기초과학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생물학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현재 모두 가정을 가졌으며 모두 한 아이에서 세 아이의 엄마 아빠가 되어 있다. 많은 이야기들은 실제 있었던 사건에 기반한다. 그러나 절반 정도는 개연성 있는 허구를 동원해 각색을 가했다. 등장인물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며, 경우에 따라 두세 인물의 캐릭터를 한 인물 속으로 압축시킨 경우도 있고, 몇몇 인물은 현실엔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기본적인 장소는 포항공대이지만, 그곳의 위치와 시설 등의 세부사항은 허구를 동반한다. 자, 우리들의 철없던 대학원생 시절의 이야기, 돌이켜보면 별 것 아닌 것들로 가슴 아파하고 상처받던 시절의 이야기, 그 와중에 밤을 새며 실험에 매진하던 시절의 이야기, 그 열정과 낭만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해볼까 한다.'

 

https://www.ibric.org/s.do?NgOvlVMG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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