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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함
원망과 분노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까지 나는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던가. 그런다고 해서 오해와 누명을 피할 수도 없었는데 말이다. 인간은 이성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삶을 이끄는 중추는 이성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오해와 누명 앞에서는 이성의 열혈 변호사가 된다. 안다. 모순이라는 것을. 그것 역시 내 안의 어른아이에게 칼을 쥐어준 꼴이라는 것을. 이성을 외치지만 그렇게 외치는 주체는 결국 감정이라는 것을. 이 추한 감정팔이를 이성이라는 옷으로 치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러나 이런 자기 객관화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오해와 누명 앞에서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차게 된다. 아, 이 나약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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