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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일탈과 일상

가난한선비/과학자 2024. 9. 17. 10:04

일탈과 일상

일탈과 일상을 오가는 반복은 역동적인 삶의 중추이며 균형 잡힌 삶을 향한 정도라고 나는 믿는다.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안정감을 선사하는 익숙함은 대부분 반복이 맺은 열매다. 우리는 이 반복을 습관이라 부르기도 하고 일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흔히들 '다람쥐 쳇바퀴' 같이 의미가 상실된 채 단순 반복만으로 구성된 삶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반복'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힘은 단순함을 훌쩍 뛰어넘는다. 말하자면 매너리즘을 야기하는 것도 반복이지만, 매너리즘으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나는 방법도, 아이러니하게도, 반복이다. 요컨대 반복은 반복에 멈추지 않고 초월을 지향한다.

어둠을 모르면 빛의 의미를 알 수 없듯이 안전한 우물 안에서만 순응하며 성장하고 만족하다 보면 그 사람은 결코 우물 밖을 알 수 없을뿐더러 우물 밖은 알면 안 되는 그 무엇으로 변질되기 쉽다 (특히 비대한 성장을 이뤄 권력을 차지한 자일수록 그렇다). 마찬가지다. 일탈을 경험하지 못한 일상의 단순한 반복은 곧 한계를 맞이한다. 일상은 일탈로 인해 넓어지고 깊어지며 풍성해진다. 반복은 일상 안에서만이 아니라 일탈을 오가야 한다. 이것이 일상을 살아 있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무언가를 쫓는 일과 아무것도 쫓지 않는 일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기를. 어느 하나가 편하다고 해서 다른 하나를 버리지 않기를. 편향적인 성장을 지양하는 용기를 잃지 않기를. 이러한 아름다운 반복이 주는 긴장이 결국 삶을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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