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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는 삶, 깊고 풍성한 삶
“의사나 경찰관이 되는 것은 하나의 <진로 결정>이지만, 작가가 되는 것은 다르다. 그것은 선택하는 것이기보다 선택되는 것이다.”
- (폴 오스터, 빵 굽는 타자기 262페이지에서 발췌)
글쓰기에 차츰 눈을 떠 나갈 때 여러 글쓰기 책들을 탐닉했다. 그러다가 인터넷 서핑에서 이 문장을 만났고, 작가라는 단어에 어떤 환상을 부여하고 있던 그 당시의 나는 나 역시 선택받은 것인가 하는 기대 반 망상 반으로 흥분이 되었다.
작가 문지혁도 저 문장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 역시 지금은 저 문장을 진리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동시에 저 문장이 여전히 가슴을 뛰게 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작가는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작가를 ‘매일 성실하게 쓰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책으로 출간하면 저자가 되지만, 저자 가운데 작가가 아닌 사람이 수두룩하다. 출간한 책이 없어도 작가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책을 출간하기 전에도 작가였다. 지금은 저자라는 타이틀까지 가지게 되었을 뿐.
작가가 되는 것에 너무 신적이고 초월적인 이미지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전히 저 문장이 나를 설레게 하는 이유는 아마도 글쓰기라는 행위가 가진 매력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폴 오스터가 의도한 뜻과는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의사나 경찰관을 하나의 직업으로써 생계를 유지하는 용도로 여긴다면, 직업으로써의 작가는 지극히 적은 몇몇의 사람들만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데다 한 번 작가라는 옷을 입으면 결코 벗을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작가는 직업의 의미를 거뜬히 넘어서는 그 무엇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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