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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와 쓰기

연말연시 책 선물

가난한선비/과학자 2025. 12. 23. 21:00



연말연시 책 선물

연말연시를 맞아 마음이 붕 뜨는 기분을 조금씩은 느끼시겠죠? 저는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또 한 해의 끝이라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해가 시작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면 뭔가 허한 기분과 함께 여러 진지한 생각들이 오가게 됩니다. 해야 할 것들을 하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게 되고, 하지 말기로 다짐했던 것들을 또 해버린 나 자신의 모습도 자꾸만 떠오릅니다. 그러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흥겨운 기분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혼자라는 생각에 푹 빠지게 되지요.

여러 가지 다짐들을 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연말연시가 뭐가 달라?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도 무언가 하나는 적어도 성찰하며 인생의 계획을 수정하거나 새로 시작하는 계기로 삼게 됩니다. 운명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운명적인 순간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책 읽기에 대한 소박한 계획을 세워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삶을 살 때에는 책 읽는 것 자체가 바보 같은 짓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책을 읽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지요. 그러나 책을 읽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사랑합니다. 소중하게 아끼고 또 지키려고 애를 쓰지요. 아까운 시간이 아니라 아끼는 시간으로 인식되는 것입니다. 대전환이죠. 저는 이것을 인생에서 맞이할 수 있는 큰 반전이자 축복이라고 믿습니다.

일주일에 한두 권씩 꾸준히 읽어나가는 삶을 산 지 거의 십 년이 되었습니다. 천 권이 넘는 책들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읽어온 책들 중 선물하기에 좋을 책들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도록 하고, 이 글에서는 제가 쓴 책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1.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 (2025년, 바틀비 출판사)
이 책은 1년 반 동안 제목과 동명의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고 나누고 쓴 도스토옙스키 선작들의 감상문들과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들, 독서모임 운영 팁들이 정리된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도스토옙스키를 정복하고 싶거나, 고전문학을 읽고 싶은데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시거나, 독서모임에 참여하거나 운영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시는 분들에게 모두 친절한 가이드가 될 책입니다. 이 책을 계기로 그동안 언제나 마음의 짐으로만 느껴졌던 도스토옙스키라는 거대한 산맥을 드디어 넘을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혼자 읽기가 아닌 함께 읽기의 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아시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도스토옙스키를 정복해 보시죠. 이 책과 함께라면 에베레스트가 동네 뒷산 정도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래도 뭔가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를 불러주세요. 첫 모임에서 제가 충분한 가이드를 제공해 드릴 수 있으니까요.

2. 슬기로운 과학자의 여정 (2025년, 청아 출판사)
이 책은 저의 대학, 대학원 시절의 이야기를 허구와 함께 버무려 쓴 팩션입니다. 주인공은 현재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단장인 구본경 박사입니다 (진짜 주인공의 이야기는 곧 쓰일 2편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팩트와 픽션의 비율은 4:6 정도 됩니다. 생물학만이 아니라 기초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대학원생에게 선물하면 막연하기만 했던 대학,대학원 생활이 피부로 와 닿을 수 있을 만큼 잘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암묵적인 사명감이랄까 책임이랄까 하는 것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면 과학을 쉽게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서서 과학자의 삶을 잘 알아야 합니다. 예비 과학자들에게 이 책을 꼭 선물해 주세요.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미래를 밝힐 새싹들에게 허황된 꿈이 아니라 실제적인 삶을 보여주세요.

3.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 (2024년, 생각의힘 출판사)
출간된 지 1년이 된 책입니다. 발생생물학을 에세이식으로 접근하여 이해하기 쉽게 풀어놓은 책입니다. 저속노화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1부와 2부를 이루고, 선천성기형에 관련된 발생생물학적 이야기들이 3부를 이룹니다. 노화에 대한 많은 선입견들, 오해들을 해소할 수 있고, 선천성기형을 가지신 분들을 향한 잘못된 시선도 수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 안다고 생각했던 지식들의 많은 부분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실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빠르고 편리한 시대입니다.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여정입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년의 삶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입니다. 잘 늙는 게 중요합니다. 정희원 교수가 의학적인 측면에서 저속노화를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기초생물학 관점에서 저속노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바른 지식을 알고 건강을 회복하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4. 생물학자의 신앙고백 (2023년, 선율 출판사)
모든 사람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겨나는 하나의 세포, 수정란에서 시작합니다. 엄마 배 속에서 그 하나의 세포가 쉬지 않고 분열하고 분화하여 사람의 모습을 띠게 됩니다. 이를 발생이라고 합니다. 발생은 태어나고 나서도 계속됩니다. 성장하고 성숙하는 모든 과정도 발생에 속합니다. 피부 재생과 혈액세포 생성 등은 죽을 때까지 멈추면 안 되므로 인간은 수정란에서부터 시작하여 죽기까지 발생을 지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인간이 가진 몸의 발생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되는 시작은 복음을 들으면서부터입니다. 그 시작과 함께 신앙이 성장하고 성숙하게 됩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도 있고, 신앙을 버렸다가 다시 붙잡게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영원히 신앙에서 떠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 역시 몸의 발생처럼 어떤 일련의 발생과정을 겪는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 둘을 비유하며 쓴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몸의 발생과정과 신앙의 발생과정을 대비하며 자신의 몸과 신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연말연시에 선물하기에 딱 좋은 책이지요. 성찰하는 목적으로 용이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5. 닮은 듯 다른 우리 (2021년, 선율 출판사)
이 책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 흐르는 카라마조프적인 그 무엇에 착안하여 그 가계 (카라마조프 집안에는 아버지와 네 아들이 있습니다. 네 아들은 세 명의 여자로부터 태어났습니다. 복잡한 가계도이지요)에 흐르는 유전적인 성질을 인문학적인 관점과 분자생물학 및 유전학 관점으로 접근하여 풀어낸 책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크고 깊은 질문을 던지고 나름대로 답을 해나가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 추천사를 써주신 분이 누구신지 아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바로 석영중 교수님입니다. 석영중 교수님이 이 책에 대해 얼마나 찬사를 해주셨는지 지금 생각해도 전율이 돋고 가슴이 뜁니다. 교수님의 저서에도 이 책을 참고문헌으로 사용하시며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해석한 책이라고 명시해주셨답니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읽으셨거나 읽으실 분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6. 과학자의 신앙공부 (2020년, 선율 출판사)
저의 첫 저서입니다. 선율 출판사의 이재원 대표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저자로 거듭나지 못했을 거예요. 평생 은인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고 읽히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습니다. 누군가는 과학도 없고 신학도 없다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그분은 어지간한 책들은 모두 까는 스타일이라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분의 평가와는 달리 많은 분들이 쉽게 과학 용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신앙을 연결한 부분을 읽고 통찰을 얻었다고 하십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 아주 적당하다는 말도 최근에 들었답니다. 과학과 신앙이 함께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 분명 동의하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연말연시에 가벼운 과학 설명과 함께 신앙을 다잡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이용해 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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