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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_’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무의식 혁명’을 읽고

빙산의 보이지 않는 몸통

인류의 세 번째 혁명. 프로이트 스스로 자신의 이론에 대해 붙인 표현이다. 첫 번째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두 번째는 다윈의 진화론, 그리고 세 번째가 바로 자신의 한 무의식의 발견이다. 철학의 발전은 인간의 이성에 뿌리를 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성은 의식 현상이다. 그러므로 철학적 발전은 인간의 의식 현상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프로이트 이전, 그러니까 20세기가 밝아오기 전까지의 인류의 위상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프로이트의 무의식을 탐구하는 정신분석학을 개척은 어쩌면 인류의 첫 번째 혁명이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동설이나 진화론이나 모두 이성과 과학, 즉 의식 현상의 열매였으니 말이다.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의식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지는 않다.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는 말이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모르는 사람도 없다. 인간은 생각한 대로, 즉 이성에 의지하여, 다시 말해 의식으로 스스로를 조절하며 살아가지 않는다. 프로이트가 천착했던 무의식에 그 답이 있다. 프로이트 이후 인간은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라는 문장은 명제가 되었다. 그것은 프로이트 자신이 말한 대로 가히 혁명이었던 것이다. 

김석 박사님의 해설로 30페이지로 요약된 프로이트 사상을 훑어봤다. 예전에 라깡을 잠시 귀동냥할 때 들었던 이름인데, 프로이트도 잘 아는 분이신 것 같았다. 하기야 프로이트를 모르고 라깡을 알 수는 없을 테니, 그리 놀라운 건 아닐 것이다. 김석 박사님의 글은 가독성이 좋은 편이다. 나 같은 문외한이 그나마 페이지를 넘길 수 있고, 또 읽고 이해할 수 있으니 말이다.  

김석 박사님이 강조하신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1) 무의식은 단지 의식 밑에 잠자고 있는 게 아니라 의식 속에 있으면서 함께 작용한다는 것, (2) 콤플렉스의 의미는 열등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뜻하는 게 아니라 정신분석학에서는 양가적 감정, 그중에서도 사랑과 미움 같은 것을 의미한다는 것, (3) 본능은 충족이 가능한 반면, 충동은 만족이 불가능하고 무한 욕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 (4) 그리고 이 충동은 정신과 육체 사이의 경계에 위치하는데 억압된 충동이 무의식 속에 갇혀 있다가 극적인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 바로 꿈이라는 것, (5) 무의식의 일차 과정은 압축과 전치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 (6) 그러나 압축과 전치로 모든 꿈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 (7) 프로이트는 후기로 접어들면서 제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던 죽음충동이라는 개념으로까지 나아갔다는 것, 등등이 새롭게 다가왔다.  

프로이트의 발전 과정이 후기로 갈수록 난해해졌다는 점이 의아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이 자체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무의식의 존재와 그 힘을 안다고 해서 결코 다 알 수 없음을 반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정체성을 이해하기 위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마치 빙산의 보이지 않는 몸통과도 같은 무의식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깊이 탐구했다는 건 프로이트의 위대한 과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처음 읽는 독일 현대철학 읽기
1. 노동의 존재론과 칼 맑스의 혁명 사상: https://rtmodel.tistory.com/2092
2.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무의식 혁명: https://rtmodel.tistory.com/2102

#동녘
#김영웅의책과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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