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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의책과일상

임택규 저, '아론의 송아지'를 읽고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1. 25. 02:43

2017년을 시작하면서 나 자신과 약속한 게 하나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어 내는 것이다. 오늘이 1월 14일. 계획대로라면 2권만 읽어내면 되는 시점이지만, 책을 잘 만난 덕분에 4권이나 소화해냈다. 좋은 책과의 만남. 때론 좋은 사람을 만난 것보다 더 큰 기쁨과 위안을 준다.


'아론의 송아지'를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에 이어서 읽었더니,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창조과학회와 이슬람교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 바로 '왜곡'이다.


인간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웃지 못할 우리나라 현 시국 가운데 두 책을 읽어서 그런지, 왜곡이란 특징을 가지는 또 다른 현실적인 한 가지 항목을 추가한다면, 그것은 바로 현 정부다.


창조과학회와 이슬람교와 대한민국 현 정부. 이 셋을 묶을 수 있는 단어가 '왜곡'이라는 깨달음에서 나는 도대체 유레카를 외쳐야 할까? 아니면, 대신 긴 한 숨을 내쉬어야 할까?


창조과학회의 주 임무는 마치 생명의 기원과 우주의 생성, 그리고 그들의 진화 과정에 대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사실과 이론에 흠집을 내는 활동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그들이 이원론적으로 구분하고 배척해 버리고 있는, 사실은 무신론적도 아니고 유신론적도 아니며, 나아가 반기독교적도 아닌, 중/립/적/인 과학 자체인 진화론과 지질학 등에 대한 사람들의 합리적인 신뢰를 무너뜨리고 싶어하는 거다. 그런데 그 이유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대로 모든 자연 활동을 해석해야 한다는 가상한 생각 (믿음?) 때문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마치 그들이 하나님의 변호인 내지 기독교의 변호인인 듯 스스로 행세하고 있다는 데에 있어, 한 사람의 기독교인 나조차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이런 면에서 이슬람교도 창조과학회와 다르지 않다. 나빌에 의하면, 어릴 때부터 배우는 이슬람 교육에는 기독교에 대한 신뢰 자체를 붕괴시키는 것이 주요 부분으로 되어 있다. 그들은 예수를 위대한 예언자라는 정도로만 인정할 뿐, 예수가 하나님이라는 사실과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이 인간의 모든 죄를 대속하시고 죽음을 이기시어 이를 믿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얻게 된다는 기독교의 핵심 사상은 철저하게 부인한다. 무함마드의 완벽함을 예수를 비하시키면서 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 자체, 특히 복음서 경우 역사적인 목격자들의 증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수많이 왜곡시켰기 때문에 전혀 신뢰할 수가 없는 인간의 책 정도로 폄하시킨다. 알라의 말씀이라고 믿는 코란의 신성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성경의 권위를 근거 없이 실추시키는 거다. 마치 자기네들의 이슬람교가 기독교의 짝퉁이라는 사실을 자기들이 미리 알고 먼저 방어하려는 듯한 인상을 난 지울 수가 없다.


박ㄱㅎ 정부와 최ㅅㅅ의 국정농단도 마찬가지다. 김ㄱㅊ과 우ㅂㅇ를 앞세워 법 안의 불법을 일삼아 권력을 사유화하며 정경유착을 시도한 그들의 범죄는 철저하게 '왜곡'이라는 단어와 닮아 있다. 자기들이 틀렸음에도 옳다는 것을 정해진 법 안에서 증명하기 위해서는 합법적인(?) 왜곡이 필수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불법자들이 가장 신뢰하며 의지하는 힘은 다름 아닌 바로 법이다. 그들은 법 조항 하나하나를 여유롭게 빠져 나갈 수 있는 미꾸라지와도 같다. 청문회에서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심리학적으로도 봐도 너무나 진실처럼 보일 정도로 당당하게 죄가 없는 것처럼 표정을 짓는 것도 모두 그들이 불법을 행하고 있지만, 그 불법이 법으로 철저하게(?) 보호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어떤 안정감을 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Distortion. 왜곡.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함. 

국어 사전에 나오는 왜곡의 뜻이다. 왜곡의 이유는 나와 있지 않다. 아마도 그것은 자신의 이익일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인간은 왜곡을 한다. 창조과학회의 명분은 성경 보호, 하나님 보호, 기독교 보호로 볼 수 있고, 이슬람교는 코란과 무함마드의 보호, 그리고 현 정부의 명분은 창조경제(?)나 국민대통합(?) (적고 나니, 해도해도 너무 싸구리 같네. 쩝)으로 볼 수 있다. 또 이들은 각각 적으로 삼는 타겟이 있다. 창조과학회는 과학, 이슬람교는 기독교, 현 정부는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야권을 포함한 민주주의다. 모두 자신들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왜곡을 한다. 타겟의 흠집을 잡아내는 데 주력한다. 위선자를 양성하지만 그들을 참된 신앙인이나 애국자로 둔갑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전혀 다른 분야에서도 하는 짓이 똑같다는 점은 그들의 배후가 궁극적으로는 동일하다는 추론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 배후는 바로 인간. 아론의 금송아지를 만드는 인간. 자기 중심의 이기적인 인간. 원죄의 인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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