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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살아있다는 것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10. 13. 05:51

살아있다는 것.


어떤 눈에 보이는 성취를 이루었을 때,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생겼다고 여기며 자랑하고 싶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이제 자신의 무가치함이 조금이라도 더 가려졌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전자에 속해있다가 후자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도 그 중에 하나였다.


자존감이 낮아짐을 당한 후자의 경우 역시 목적은 같다. 어떤 성취를 이루는 것. 더 화려하게 과시하려는 마음이나 모자란 것을 채우려는 마음이나 경쟁체제 속에 들어가 피라미드 꼭대기로 오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며, 오르는 길에서 맞닥뜨리는 부당한 처사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인내할 준비가 되어있다. 목적을 쟁취하게 위해선 그 정도 쯤이야 괜찮다고 여기는 것이다. 언제나 써먹어도 되는 핑계는 아마도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나? 다 그러던데 뭘.’일 것이다. 우린 합리화의 피를 빨아먹으며 성장한다.


한 번 꺾였다고 해서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더 겸손하거나 성숙하게 만들어주진 않는다. 자존감의 높고낮음은 중요하지 않다. 어느 위치에 있던지 삶의 자세가 어떠한지가 중요하다. 가난해도 탐욕스러울 수 있는게 인간이다.


회심을 하고도 끝내 회심하지 않은 것 같은 이들을 보며 과연 나는 어떠한가 되묻는다. 그저 숨쉬고 극적인 어려움을 당하며 조금 깨달았다고 해서 살아있는게 아니다. 살아있다는 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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