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 monologue

교만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10. 23. 01:35

교만.


학벌을 자랑거리로 삼는 인간도 교만하기 짝이 없지만, 학벌을 티나게 숨기거나, 비밀로 하고 있다는 걸 은근히 드러내거나, 아니면 자신의 학벌을 사실대로 얘기하는 이를 일단 개무시하고 보는 인간들 역시 교만하긴 마찬가지다. 이런 이들은 자신의 학벌보다 더 좋은 학벌을 가진 이들을 타겟으로 한다. 알고보면 그들이야말로 학벌을 그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며, 그것에 영향을 지대하게 받고 있다는 반증이다. (진짜 학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학벌을 밝히든 말든 신경쓰이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 신경 안쓴다는 건 초학벌주의이지 반학벌주의가 아니다. 학벌 나쁜 것이 참 학문의 길에서 걸림돌이 되지 못하듯, 학벌 좋은 것 역시 절대 걸림돌이 되진 못한다.


늘 자신의 학벌보다 더 좋은 사람을 대할 때면 괜히 티껍게 굴면서 목에 더 힘들어가며 과장하는 인간들을 그동안 많이 봐왔지만, 그런 유치찬란한 방법으로 열등감에 쪄든 것 역시 교만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많이 가져 오만한 인간만 교만한게 아니다. 없어서 생각이 비뚤어진 사람도 교만할 수 있다. 궁핍에 처하나 풍요에 처하나 언제나 자기로 가득 찰 수 있는, 즉 교만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당함의 이면  (0) 2018.10.27
산책  (0) 2018.10.24
위대한 개츠비  (0) 2018.10.23
  (0) 2018.10.17
존재함  (2) 2018.10.15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