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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들
이 정도면 괜찮은 편 아닌가,라고 생각하며 살다가도, 난 여전히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라고 탄식하는 순간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결국 제자리걸음이었던가 싶은 회의가 들고, 그것이 사실일까 봐 두려워진다. 무한루프에 갇힌 듯한 기분. 부끄러움은 오로지 내 몫이다.
이러한 전환이 시간을 따르지 않고 공간을 따르게 되면 문제의 정도가 달라진다. 시간에 따른 점진적인 성장과정이 아니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이라면, 나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조차 무색해지는 기분이 든다. 나는 나일뿐인데 하루에도 양극을 오가는 평가를 받게 되면 혼란은 물론이며 자책감까지 꺼지지 않는 불이 되어 나를 찾아온다. 이러다 미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재미난 건, 동시에 다행스러운 건, 그럴 때마다 혼란의 심연에 있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그것도 아주 하잘것없고 예기치 못한 순간 해방을 맞이하게 된다는 점이다. 나는 이러한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그러나 반드시, 항상, 일어나고야 마는 일들을 기적이라 부른다. 그런 순간마다 나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강한 느낌과, 절대 희망을 버려선 안 되겠다는 다짐과, 다시 한층 더 낮아지고 경건해진 마음으로 일상을 다시 살아낼 수 있다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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