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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일상의 힘

가난한선비/과학자 2015. 11. 13. 04:36

결국 관성인가. 다시금 나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드는 힘은.

그럴듯하고 나를 우쭐하게 만들어서 마치 나도 그들 중 하나라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 가면 무도회에서도,

화려하고 멋진 분위기에 취해 나 자신의 정체성까지 잃어버리고 있을 때도,

결국 나를 나의 자리로 겸허하게 돌아오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사탕 하나였다.

오랜만에 꺼내 입은 외투 주머니 속에서 잡혀진 그 사탕 하나에 난 그만 울컥해 버리고 말았고,

전력을 다해 이 곳으로 달려왔다.


향수 아닌 향수로 나의 정체성을 일깨워주는 힘은 다름 아닌 일상.

누구에게나 포장되지 않은 일상이 있다. 마치 일상이란 무대에 오르기 전에 국한된 준비과정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주는 곳은 무대 위가 아니라 일상이다.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그곳엔 가족이 있고 사랑이 있고, 그리고 내가 있다.

어쩌면 내가 온 힘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쇼는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반작용이 아닐까.

어쩌면 일상의 힘을 알기 위해서 오늘도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아닐까.

아니, 무대에 오르지 않아도 일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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