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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바람

가난한선비/과학자 2026. 1. 6. 17:45

바람

탁 트인 넓고 긴 활주로를 질주하다가 어느새 공중으로 휙 하고 부양하는 거대한 몸집의 비행기들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에 감동이 되는 것이었다. 거대한 것들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감동을 주는가 보다 했다.

압도당하는 순간을 동경한다. 나의 한계를, 아니 인간의 한계를 거뜬히 넘어서는 거대한 힘을 느낄 때마다 경이감과 함께 묵직한 감동을 느낀다.

그 거대함은 세월이 흐르면서 확장된다. 나이아가라 폭포나 그랜드 캐년에서뿐만 아니라 나보다 더 큰 사람에게로. 부족하고 못난 내 모습을 끌어안아주는 사람, 무언가에 진심으로 전심인 사람, 세월의 때가 묻을 대로 묻었지만 아이처럼 순수한 표정을 지으며 환하게 기뻐할 수 있는 사람, 세속을 잘 알지만 여전히 드문 선함과 정의로움을 사랑하고 추구하며 살아내는 사람, 거대한 폭풍우를 지나왔음에도 거만하지 않고 그 경험을 훈장으로 여기지도 않고 더욱 낮은 마음으로 섬기는 사람,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로부터 나는 압도됨을 느낀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다. 작은 거대함으로 누군가에게 감동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다. 단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뜬금없이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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