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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일상을 위한 준비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1. 25. 02:44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서로 입냄새를 숨기며 하는 가벼운 굿모닝 키스. 결혼 13년차 부부지만, 아직도 수줍다.


물과 함께 각자에게 주어진 알약을 하나씩 복용한다. 함께 해온 시간은 기쁨만 선사하진 않았다. 지병이 하나씩 생겼고, 덕분에 까먹길 잘하는 아내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이 될 정도로, 아침을 약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함께 함은 행복이다. 그러나 분명 6개월 뒤 다시 한 집에서 살게 되면 어느 정도 서로에게 적응하는 시간이 또 필요할 테다. 떨어져 있음은 외롭지만, 그 외로움은 철저히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 차이는 배려다. 함께 함은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외로움엔 배려가 없다. 그 배려는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고 더욱 사랑하게 해준다. 그러나 동시에 그 배려는 여태까지 한몸이어서 몰랐던 외로움의 이기적인 실체를 철저히 부숴 버려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다. 관성을 가진 무언가가 파괴된다는 건 아픔을 동반하는 법이다. 비록 그것의 속성이 선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떨어져 있는 3년이란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함께 할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난 이렇게 준비하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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