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 monologue

숙명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1. 31. 08:21

낯선 세상과의 조우, 예기치 않은 만남으로 인해 가슴 설레어 본 적 있는가.

외로운 존재가 되어버린 인간에게 있어서 그것은 조절할 수 없는 자신의 숙명에 굴복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수많은 질문에 휩싸여 늦은 밤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스탠드 불빛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어본 적이 있는가.

있을지도 모르는 답을 찾기 위해 책 속에 빠져본 적이 있는가.

용기 있는 자에게만 허락된 절대 고독 속으로 들어가 본 적이 있는가.


거리의 희미한 불빛 아래서도 똑같기만한 세상이 얄미워 보인 적은 없는가.

한껏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혼자 집에 돌아왔을 때 느낄 수 있는 그 질긴 익숙함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 적은 없는가.

그대는 세상과 담을 쌓고 스스로 갇혀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기가 두려웠던 적은 없는가.


그래도 배가 고파 밥을 찾고 졸려서 잠을 자는 자신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겸손을 체득하는, 그렇다. 우리는 인간이다.


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여정 가운데 누군가를 예기치 않게 만나게 될 것이다.


스탠드 불빛은 당신의 책을 비춰주는 등대가 되고,

고독은 군중 속에서도 당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해줄 것이며,

얄밉기만 한 세상도 바로 당신이 살아 숨쉬는 곳이며 당신도 그 일부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노닥거린 즐거운 시간은 오히려 비참하게만 느껴졌던 외로움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도와줄 것이다.

낯익음과 낯설음 사이에서 비로소 당신은 다툼이 아닌 조화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세상과의 담처럼 느껴졌던 현관문은 당신이 세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가식하지 마라. 숨기지 마라. 두려워하지 마라. 

늘 그랬듯 또 다시 시작하는 거다.

'in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승달  (0) 2017.02.03
  (0) 2017.01.31
Pilgrim's Journey. Day 1. 영적인 존재.  (0) 2017.01.31
미국 대중교통 이용기  (0) 2017.01.28
전철역  (0) 2017.01.27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