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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원만한 인간관계

가난한선비/과학자 2017. 8. 4. 02:48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하여 우리들이 행하는 거짓을 돌아본다. 선의의 거짓이라며,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솔직함 대신 거짓을 말한다. 솔직한 심정이나 생각을 말했다가는 상대방의 감정이나 모임의 분위기를 해칠 거라는 판단이 자연스럽게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과연 선의란 무엇일까. 배려란 무엇일까. 그리고 원만한 인간관계란 무엇일까.


선의와 배려와 원만한 인간관계가 좋은 것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선의를 위하여 거짓을 당연시하고, 배려를 위하여 솔직함을 감추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하여 상대방을 감쪽같이 속여야만 한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낯설게만 느껴진다. 밥먹듯 자연스러웠던 것들인데, 그리고 그것들은 나름 나도 착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통로가 되어 주었었는데, 오늘은 마치 내 영혼이 분리가 되어 우주 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다.


무언가를 결정하고 판단하는, 여지껏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기준 자체가 의심스러워질 때, 난 비로소 매트릭스를 빠져나온 것일까, 아니면 정도에서 벗어나 잠시 옆으로 샌 것에 불과한 것일까.


책에서 배우며 깨달았던 것들도 현실 속 인간관계 속에선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단지 이론과 실제의 차이라고 단정짓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변명할 건덕지도 없다는 사실과, 결국은 더 깨달아야 하고 더 부딪히며 몸으로 익혀 나가야 한다는 뻔한 결론에 도달하는 내 모습이 오늘은 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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