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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Renew

가난한선비/과학자 2018. 8. 23. 06:52

Renew.


낯설었던 것들이 익숙해짐에 따라 점점 상투적인 인간이 되어간다. 반복되는 행동은 패턴을 만든다. 몸이 기억하는 만큼, 생각해야 할 머리는 그 자리를 이탈한다. 속도가 붙는 대신 신중함은 사라진다. 문제는 그 일이 주는 의미를 점점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상투적인 태도는 그래서 이기적일지도 모른다. 어떤 일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건 이기심의 발현이기도 하기에, 살아가면서 깨어 저항하지 않는한 그 이기심에 잡아먹히지 않을 수는 없다. 인간의 디폴트는 이기적이다.


아이의 잠든 모습을 보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경험이 필수다. 책으로도 공부로도 알 수 없다. 그리고 갓난아기보단 자기 주관이 생겨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말썽도 피우고 그래서 부모의 심기를 불편하게도 할 줄도 아는, 그러나 여전히 부모에 많이 의존적인, 초등학생 나이의 자녀의 경우 더욱 그렇다. 때론 조용히 혼자 놀고 있는 아이의 뒤통수를 볼 때면 울컥하는 심정이 되기도 한다. 그 짠한 마음, 느껴보았는가?


재미있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 사실 하나는, 그런 순간들이 관성이 생겨 이미 나의 통제권에서 많이 벗어난 일들을 환기시켜준다는 것이다. 상투적인 얼굴에 뺨을 한대 맞는 느낌이랄까.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다. “아, 맞어.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이 중요한 순간들을 왜 난 그냥 흘려보내고 있는 거지?” 그리고 난 놓치고 싶지 않아 다시금 시간의 키를 부여잡고 그 순간을 새롭게 맞이한다.


삶에선 이런 순간들이 종종 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순간들. 사랑하는 건 늘 새로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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