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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onologue

기억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2. 13. 06:43

기억.


다시 날씨가 흐리다. 엘에이에서 이렇게 연이어 흐린 날과 비오는 날이 잦았던 적은 없었다고도 한다. 아주 잠깐 푸른 하늘이 눈부시도록 하얀 구름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지만, 스멀스멀 아주 낮고 기분 나쁘게 비행하는 짙은 회색 빛의 먹구름이 금새 좇아와 내 시야를 막아버렸다. 하지만 맑은 하늘은 영영 사라진 게 아니라 단지 저 높은 곳에 숨은 거라고 위안을 삼으며, 난 베란다로 이어진 큰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재킷의 지퍼를 목끝까지 올렸다. 발이 시리다. 기온이 예사롭지 않다.


날카로운 추위를 기억한다. 어느새 추억이 되어버린 그 송곳 같은 통증. 따스한 햇살이 그립고, 뜨거운 호빵을 아랫목에서 가족과 함께 나눠 먹던, 그런 겨울 날들이 기억난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 추위가 소환해낸 소중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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