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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을 넘어선 성실의 힘: 멈춤의 중독성을 넘어서.
멈춤은 필요하다. 멈출 때 비로소 찾아오는 낭만과 여유는 미약하나마 현실에서 다시 마음을 다잡는 역할을 충실해 해낸다. 그러나 반복이 만들어내는 무뎌짐 속에서 그 역할은 과연 얼마나 힘을 가질까.
거리가 생겼을 때에야 비로소 찾아오는 낭만과 여유의 힘을 의심하기 시작할 무렵은 어쩌면 우리가 또 하나의 알을 깨고 나오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거리는 현실과의 괴리다. 현실과 동떨어진 낭만과 여유의 힘은 잠시 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반성과 성찰의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결코 다시 돌아온 현실에서 같은 크기와 같은 수명을 가지진 않는다. 특히, 우리네의 짧은 인생이 그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할 정도로는 충분히 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시간이 가지는 힘은 어쩌면 중독될 수밖에 없는 마약과 같은 효과에 머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약을 하면서도 중독되지만 않으면 된다며 자기제어의 힘을 과시하는 자도 결국 중독자일 뿐이기에, 나는 그런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러므로 관건은 반복이 가져오는 무뎌짐을 어떻게 극복해낼지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복하지 못했다면, 혹은 극복하려는 과정 중에 있지 않다면, 우린 중독자일 뿐이다.
현실도피의 중독성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강해진다. 그러나 현실도피자가 발을 디딘 장소도 어쨌거나 현실이기에, 그 도피 중독은 괴리를 증폭시켜 피안도 차안도 아닌 환상이 지배하는 세상, 달리 말하면 자기 안에 철저히 갇힌 세상에 살게 된다. 구조적인 악을 피해, 혹은 악마와 같은 타자를 피해, 결국 숨은 곳이 ‘자기’라는 세상이라는 건 생각만 해도 서글프다.
반복이 가져다주는 무뎌짐의 힘을 부인할 순 없지만, 난 성실의 힘을 믿는다. 성실을 이루는 대부분은 반복이지만, 그 반복이 단순히 동일한 반복이 되지 않게 만드는 힘은 ‘지금, 여기’라는 순간기울기를 숨쉬고 있는 나의 현재다. 목적이 아닌 과정이 우리의 목적이 되어야 하는 이유와도 같다. 과정 중에 함께 하는 동지들이 있다면, 그 과정 중에도 대접받을 생각보단 섬길 생각을 할 정도로 마음이 낮아져 있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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