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김영웅의영화와일상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다시 보고

가난한선비/과학자 2019. 12. 4. 16:54

인정과 사랑: 상투적인, 그러나 언제나 옳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다시 보고.

우진은 자고 일어나면 겉모습이 바뀐다. 그래도 우진은 우진이다. 속은 같다. 이수를 향한 마음도 같다. 그녀를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우진은 그녀에게 점점 익숙해져간다. 그러나 이수는 입장이 다르다. 이수는 매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우진이 매일 낯설다. 비록 겉모습은 달라도 우진이 우진인 줄은 알지만, 매일 다른 모습에 익숙해지기에는 하루가 턱없이 모자라다. 그런 그와 함께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를 사랑해도 주위 사람들의 오해의 시선이 두렵다. 벌써부터 말이 들린다. 어떻게 변명해야 할지 난감하다. 신경쓰지 않을 수가 없다. 결혼을 생각하니 누가 감히 이런 말 못할 상황을 이해해줄까 걱정이 앞선다. 신경쇠약에 걸려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 받아 먹기 시작한다.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우진은 혼자 이런 속앓이를 하고 있는 이수의 사정을 알게 되고 큰 결단을 한다. 눈 오는 날 밤, 우진은 헤어지자고 말하고 그녀를 떠난다. 이수는 그 말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한편으론 마음이 놓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수는 감쪽같이 그가 없던 시절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건강도 회복됐다. 잠도 잘 잔다. 약도 끊었다. 그러나 어느 날 들려온 음악 소리, 우진과 함께 듣던 그 음악 소리에 목이 메인다. 그리고 우진을 찾아 나선다.

이수는 점차 인정하기 시작한다. 우진과 함께 하며 감당해야 할 주위 사람들의 시선 처리와 매일 바뀌는, 그러나 절대 익숙해지지 않는 겉모습에 끊임없이 익숙해지려고 안간힘을 쓰는 스트레스가 가져다 주는 힘듦보다, 우진이 없어져버리고 홀로 덩그러니 아무 일 없이 살아가는 삶이 더 힘들다고. 어쩌면 매일 바뀌는 건 우진이 아니라 이수 자신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겉모습은 매일 바뀌어도 우진의 사랑은 한결 같았다고.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이 아닌 안에 있는 거라고.

이수는 용기 내어 체코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는 우진을 찾아가 고백한다. "난 네가 어떤 모습이어도 상관없어. 이렇게 매일 다른 모습이어도 괜찮아. 다 같은 너니까. 난 이 안의 김우진을 사랑하는 거니까. 미안해. 오래 걸려서."

너무나 상투적인 말이지만, 언제나 옳은 말이 있다. 남들의 오해를 넘어서서 내 안의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는 말. 그 진심 어린 말. 정말 듣고 싶었던 말. 마음 깊숙한 곳에 꽁꽁 얼어붙어있던 내 안의 나를 무장해제시키는 그 말. 이성과 논리를 훌쩍 뛰어 넘어버리는 말. 객관성도 주관성도 넘어서며 초월적인 힘을 가지는 말. 사랑의 말. 진정한 사랑은 모든 걸 침투하고 또 살려내는 것이다.

당신은 살면서 이수가 우진에게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진심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인정 받고 사랑 받아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상대방의 눈에 보이는 겉모습을 넘어서서 그렇게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가.

#김영웅의영화와일상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