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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1세.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난 아들과 함께 극장에 가서 영화 한 편을 재미나게 보고 나서 아들에게 물었다. 오늘 생일인데 혹시 뭐 특별한 거 먹고 싶은 거 있어? 응. 바지락 칼국수. 순간 잘못 들었나 싶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같이 먹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뜻밖의 대답에 언제 그런 걸 다 먹어 봤냐고 되물으니 요번에 한국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먹었었단다. 면과 국물 속에 빠져있는 조개를 건져 먹는 맛이 좋았단다. 거참, 한국 한 번 다녀올만 하군 하는 생각을 하며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 나는 곧장 지인들에게 맛집을 수소문한 뒤 그곳을 찾았다. 20분이 넘게 밖에서 기다린 뒤 맛본 바지락 칼국수와 수제비. 맛있었다. 나도 정말 오랜만에 먹어본 맛이었다. 아마도 미국에 온 이후로 처음 먹은 게 아닐까 한다.
집에 오면서 장을 좀 보고 오레오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샀다. 아들 열 한 번째 생일 축하해. 잘 자라줘서 참 고마워. 아빠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힘껏 도울게.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며 우리 함께 살 날 동안 사랑하며 지내자. 사랑해 아들. 덕분에 오늘 칼국수와 수제비도 정말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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