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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유일성.
소망했던 계획들을 다 실행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다. 끝을 예감했다면, 그 시점부터 끝을 향한 시간은 두 배, 세 배의 속도로 빠르게 흘러가는 법이다.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이 빠져나가듯 내게 남은 시간은 소리도 없이 아쉬움을 남긴 채 사라져간다.
추억을 밟으며 한 가지 느낀 것이 있다. ‘추억의 유일성’이다. 과거의 그때와 똑같은 맛이나 느낌이나 감상은 재현되지 않는다. 추억도 현재로 소환되어 재해석될 때에서야 비로소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그것은 여태껏 없었던 새로운 기억일 뿐, 과거의 맛이나 느낌이 변색된 것이 아니다. 똑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내일이면 추억이 된다는 사실. 추억의 유일성. 그래도 나는 17년 전 사진 (부모님 댁에서 찾은 오래된 앨범 속 사진) 속의 ‘나’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욕망은 모순을 안는 법이다.
12/26/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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